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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규의 섬진강 들꽃이야기] ⑪가시연꽃

'자연의 경고' 울림 주는 고독한 자태

어떠한 의식의 문제를 넘어서 잊혀져가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수묵화를, 그것도 산수화를 즐겨 그린다는 게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그것은 식물에서도 마찬가지로 급속히 사라져가는 가시연꽃을 보면서 안타깝다.

 

저수지나 못에서 두루 분포하였던 것들이 근래에 들어 환경오염, 특히 수질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찾아보기 힘든 식물이 되었다. 가시연꽃이란 이름은 연꽃처럼 물에서 살고 온몸에 가시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고, 잎이 방석처럼 넓어서 방석연꽃이라고도 부른다. 진흙 속에 자라면서 수면 위에 퍼져 요염하지 않고 의연하게 자라는 모습은 자연이 주는 극도의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그야말로 처염상정(處染常淨 : 더러운 물에 물들지 않고 깨끗하다)이다. 요즈음 여기저기 그 자태를 뽐내는 연꽃과 달리 가시연꽃은 한해살이풀이다.

 

장자(莊子)의 잡편(雜篇)에 '유수(돼지에 기생하는 이)는 성긴 돼지 털에 살며 이것을 고대광실이나 넓은 정원으로 생각하고 발굽 사이나 젖통 사이나 사타구니를 편안하고 편리한 거처로 생각할 뿐, 어느 날 아침 도살부가 와서 팔을 가로채 풀을 깔고 연기 불태우면 자기도 돼지와 함께 타 죽는다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혹 우리 인간들이 유수 같은 존재가 아닌가? 자연의 경고에 귀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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