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영·김미나·차복순·장문희씨 '한무대'
난석 이일주 명창(도지정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기능보유자)은 동초 김연수의 바디를 잇고 있는 동초제 소리의 중심이다. 박달나무와 같이 단단한 소리를 가진 이일주 명창이 제자들과 대물림으로 지켜왔던 소릿길을 펼쳐보인다. 28일 오후 5시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8월 완창판소리 '이일주의 동초제 춘향가'.
이번 무대에선 이일주 명창과 그의 소리를 올곧게 지켜온 제자 송재영(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지도위원) 김미나(국립창극단 단원) 차복순(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 장문희(도립국악원 창극단 수석단원)씨가 함께 한다. 특히 '동초제 춘향가'는 동초 김연수가 새롭게 구성한 것으로 현재 불려지는 판소리 중 가장 긴 소리다. 완창하는 데 무려 7시간이나 걸린다.
동초제 판소리의 특징은 '극 지향의 소리'라는 데 있다. 이를 제대로 하려면 너름새를 잘 익혀야 한다. 김연수는 연극적 재능이 뛰어난 오정숙을 제자로 두었고, 오정숙은 이일주를 제일 먼저 가르쳤다. '명장 아래 약졸이 없다'는 말처럼 최고 명창 아래 수많은 제자들이 배출되는 법. '이일주 사단'은 현재 동초제 전승에 가장 큰 맥을 이루고 있다.
최동현 판소리학회장은 "이일주 명창은 길러낸 제자로 치자면 오히려 스승인 오정숙을 능가한다"며 "전주를 떠나지 않고 소리를 지켜온 그에 의해 전라북도는 전라남도의 보성소리에 대항하는 동초제 판소리의 거점이 됐고, 전주가 판소리 본고장이라는 명예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명창은 뱃속으로부터 나오는 통성과 높고 거친 소리인 철성을 갖고 있다. 거친 맛과 부드러운 맛, 슬픔과 너그러움, 깊은 그늘을 느끼게 한다는 평을 듣는다. 건강상의 이유로 날카로운 맛은 다소 잃었지만, 한없이 깊어진 소리가 대신한다.
이번 무대에서 제자들은 스승을 통해 배우고, 스승은 제자들을 통해 자신이 온 길을 되돌아본다. 세월이 쌓이고 쌓이는 만큼, 소리는 단단해지고 깊어진다. 스승에서 제자로, 제자에서 또 다른 제자로 전해지는 소리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 세월을 이겨낸 것들이 귀한 가치를 지니듯, 스승에서 제자로 이어지는 소리의 대물림은 이렇듯 아름답다.
충남 부여 출생인 이 명창은 당대를 풍미했던 서편제 소리의 전설적인 국창 이날치(증조부), 이기중(부친)을 잇는 소리를 익혔다. 박초월, 김소희 오정숙 명창 등 최고의 여류 명창들을 두루 사사했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부 장원(대통령상)과 KBS 국악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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