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민족미술인협회 전북지회 정기기획전 '길밖에 서서'…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을 바라보고, 홍해를 가른 모세의 지팡이는 내게 없어도 물부족 국가를 벗어나려는 내 의지는 꺾이지 않아 (…) '
작품 '가나안과 가나'는 4대강 개발에 핏대를 세우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풍자다. 또 다른 작품'난세 영웅'으로 눈을 돌리니 이 대통령의 손·발엔 5~6개의 삽이 들려 있다. 물 확보, 홍수 방어, 생태 복원, 수질 개선, 일자리 창출, 녹색 성장…. 1석 7조의 다목적 사업으로 포장된 4대강 사업을 위한 서슬퍼런 삽질에 강물은 누런 흙탕물이 되어 신음하고 있다.
사단법인 민족미술인협회 전북지회(회장 이근수·이하 전북민미협)의 정기 기획전'길 밖에 서서'는 정부의 '4대강 막개발'에 맞서는 전시다. '부안 가는 길'을 시작으로 '직도 가는 길','뱃길 - 그대로 흐르게 하라', '한길 - 시국선언' 등을 통해 길에 관한 고민을 담아왔던 전북민미협은 또 다른 길을 찾아 떠났다.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막막했던 이들은 생태·인권·평화로 눈을 돌린다.
이근수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보기로 삼은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는 공사기간만 20년이고, 기술 개발로 준비한 기간까지 합하면 총 100년이 걸린 사업"이라며 "이로 인해 환경재앙이 일어나서 자연으로 되돌리는 재자연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4대강 죽이는 일에 '돈!돈!' 부르짖으며 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조각가 김성석씨의 작품 '아담의 한숨'은 '난세 영웅'을 꿈꾼다. "남자로 태어나 살기 더 힘든 시대"라는 김씨는 "슈퍼맨을 꿈꾸고 싶었다"고 했다. 각시탈을 쓴 남성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내야만 하는 남성. 만화가 이현세씨의 만화'각시탈'에서 일제 시대 양민을 괴롭히는 일본군을 상대로 한 고독한 영웅을 본따 만든 것이다.
참여작가는 김두성 김성석 김 원 김윤숙 박진희 소영권 송은경 유대수 이근수 이기홍 이준규 이준상 임승한 전정권 진창윤 한 숙 한진희씨. 한 켠엔 4대강 개발을 주제로 한 무주 푸른꿈 고교생들의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웃는 얼굴을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죽어가는 물고기 모자이크로 만든 작품'대통령의 미소', 자연 훼손·수질 악화·예산 낭비 등을 조목조목 짚으며 헌 옷에 4대강 개발에 불만을 쏟아낸 작품도 눈길을 끈다.
전시는 1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1,2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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