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길이 짧아지며 관심 화려한 색상·다양한 무늬 업체도 소비자 충동 자극
우리를 표현하는 것들은 수백 가지가 있다. 행동으로 성격을 대변하고 생활 패턴이나 버릇이 직업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많은 표현 방법들 중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패션. 더욱이 요즘은 인기 연예인 뿐 아니라 정치인, 그룹 CEO의 패션이 큰 관심거리가 되고 유행이 되면서 '나'뿐 아니라 '요즘'을 대변하고 있다. 범죄자가 체포 당시 입었던 옷, 유명 정치인의 가방이 '완판'을 기록하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사실. 지난주까지 연재된 '나는 스타일이다'에 이어 이번엔 'It & Hot(잇 앤 핫)'은 패션을 통한 사회학적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패션의 뒷이야기를 비롯해'완판'을 기록하거나 유행한 아이템에 대해 사회, 경제, 문화, 역사까지 섭렵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제 패션은 보통사람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자 상식이다.
요즘 들어 복고 패션이 다시금 눈에 띈다. 하지만 실제 실생활 보다는 대중매체들을 통해서다. 유명 아이돌 그룹인 티아라는 '롤리폴리'라는 노래를 부르며 복고풍 의상을 선보였고 지난해 유행한 영화 '써니'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댄싱퀸'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도 시대 배경 상 복고 패션이 선보여지고 있다. 이 뿐인가. 아버지를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낸 드라마 '빛과 그림자'같은 드라마도 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복고풍 의상을 만끽할 수 있다. 시대 배경과 맞물려 등장하는 많은 복고 패션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양말. 화장품보다도 패션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던 양말이 모두의 관심사가 된 것은 무슨 이유일까? 버선을 신던 우리는 언제부터 양말을 신게 된 것일까?
복고 바람 탓인지 알록달록한 양말이 패션의 화두로 올라섰다. 특히 그동안 양복에 갇혀 개성표현이 막혀있던 회사원들의 욕구까지 더해져 남녀 할 것 없이 '양말'을 패션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언급했던 복고풍의 유행은 양말에 화려한 색과 무늬를 더했다. 주황, 파랑, 초록 같은 과감한 원색과 줄무늬, 체크, 물방울무늬가 새겨진 디자인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유명 신사복 브랜드나 패션 브랜드에서는 양말을 핫 아이템으로 전면에 배치해 소비자들의 충동을 더 자극하고 있다.
요즘 들어 양말이 더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바지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남녀 구분 없이 몇 해 전부터 스키니 진(jean)이 유행했고 양복바지도 폭이 좁은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게 됐다. 폭과 함께 '예쁜 모양'을 찾다보니 바지 길이도 자연스럽게 짧아졌는데 사실 이 바지 모양 또한 70~80년대 복고풍의 영향. 진에서 양복으로 그리고 면바지까지 길이가 짧아지는 듯하자 양말의 역할이 자연스레 커진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양말 열풍은 외국에서도 다르지 않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실리콘밸리에서 '양말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보통신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드레스 코드로 양말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양말은 화려한 색상과 과감한 무늬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개성 있는 양말이 '유행을 잘 따라간다'는 실리콘밸리 식의 표현법 이라는 것. 결국 외국의 양말 유행이 '개성 표현'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우리나라의 그 것은 '복고풍의 유행'과 '바지폭과 길이의 변화'가 더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원래 우리나라는 한복과 함께 버선을 신었다. 버선은 한자로 말(襪)이라 썼는데 개화기 이후 양말이 전해지고 '서양의 버선'이라 뜻으로 양말이란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양말의 재료는 면부터 합성섬유까지 다양한데 요즘 나오는 고급 양말들은 값비싼 캐시미어 섬유를 사용하기도 한다. 과거 중세 북유럽에서는 실크나 새끼 양 가죽을 이용해 고급 양말을 만들었다고 하니 캐시미어는 사실 저렴한(?) 소재. 양말은 소재에서 유추할 수 있듯 높은 계급의 전유물로 사용 되다가 프랑스에서 편물양말조합이 설립되면서 1570~80년대 일반인도 양말을 신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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