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따라 바뀌는 아름다운 풍경 '6차 산업 성공 모델'
고창 학원농장에서 열리는 청보리밭축제는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을 관광상품화 해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대표적 경관농업 우수사례다.
학원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진영호 축제위원장은 청보리밭의 경관농업으로서의 성공가능성을 발견하고, 관광수요에 부합하기 위해 메밀을 식재해 계절별로 다른 경관을 조성했다. 이후 청보리와 메밀 식재 기간 중간에 해바라기를 식재한 것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저예산 고효율축제를 실현하고 지역주민에게 소득기회를 우선 제공해 6차 산업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지역명소가 되기까지
학원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진영호 축제위원장은 노무관리의 어려움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수박농사를 포기했다. 그리고 1994년 보리와 콩을 대량으로 재배하는 관광농원을 오픈했다. 보리밭에서 사진작가들이 찾아오면서 각종 사진전시회와 매스컴 등을 통해 농원이 알려지기 시작해 2000년대에 들어서 드넓은 구릉지대의 보리밭을 찾는 일반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축제의 성공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축제 논의가 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거론됐고, 마침내 2004년 제1회 고창청보리밭축제가 개최됐다.
보리밭에 관광객이 몰려들며 경관농업의 발전가능성이 나타나면서 관광수요에 맞춰 관광성수기를 늘리는데 주목했다. 이에 콩을 메밀로 작물전환해 보리와 메밀이 계절별로 다르게 창출되는 경관을 조성했다. 2003년 메밀을 13만2200㎡ 파종하면서 그해부터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2004년부터는 봄에는 청보리밭축제, 가을에는 메밀꽃 잔치가 열리고 있으며, 지난해 각각 10회째를 맞았다. 2006년부터는 보리수확이 완료되는 6월초와 메밀이 파종되는 7월말~8월 중순 사이에 해바라기를 식재해 호평을 받고 있다. 청보리밭-해바라기밭-메밀밭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통해 경관농업단지로서 시너지 효과를 낳게 됐다.
2004년 말 학원농장을 거점으로 661만1000㎡가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돼 지원을 받게 됐다. 경관보전직불제가 도입되면서 농업소득, 관광소득에 직불금소득의 합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되며 지속가능한 사업형태로 자리잡았다. 2007년에는 고창 경관농업특구가 우수특구로 지정됐으며, 2010년에는 우수특구로 재선정됐다. 대한민국 대표 경관농업 축제로 성장한 고창 청보리밭축제는 2008년 농림축산식품부 최우수 축제에 선정됐고 영화와 드라마 세트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저예산 고효율 축제
고창군의 축제보조금 5000만원을 포함해 청보리밭축제의 총 예산은 1억원 내외다. 30~50만 명의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는 행사인데도 투자 비용이 적은 것은, 농업경관인 보리밭 자체의 매력 때문이다. 보리의 경관가치가 1개월(4월 중순~5월 중순) 가량 지속되는 덕분에 방문 가능기간이 길어지고 이에 따라 누적 방문객 역시 증가한다. 인위적으로 관광물을 만들고 고비용의 공연행사 등에 의존하는 대부분 축제들은 장기간 개최가 불가하지만 청보리밭축제는 경관농업이 갖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고효율의 축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속적인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당 해년도 프로그램 운영에 반영해 왔다. 축제 진행 시기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개선 사항을 파악해 농장운영 토대로 삼았다.
△지역경제 200억원 파급효과
고창 학원농장에서 열리는 축제들은 작지만 강한 축제다. 5000만원의 예산지원으로 30~50만명의 관광객을 모으며 지역경제에 200억원 이상의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청보리밭축제와는 별도로 메밀꽃축제에도 2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청보리밭 축제가 개회되는 1개월가량 농·특산물 판매, 체험프로그램, 식당 운영 등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액은 8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15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주민에 소득기회 우선 제공
청보리밭축제장의 농특산물 판매장, 식당 등 입점부스는 학원농장 인근의 8개 마을-공음면-고창군-전북도 순으로 우선순위가 있다. 인접 지역민들에게 우선적인 소득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고창군민 이외에 외지인이 축제장에 입점해 판매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반면 축제에 방문하는 관광객의 90% 이상은 외지인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매우 크다. 주민들에게 소득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 농산물의 이미지를 높여 유리한 판매 조건이 확보되기 때문이다.(끝) ·
● 진영호 축제위원장 "수많은 실패에도 끝없는 도전…어릴적 꿈 현실로"
“경관 농업을 통해 6차 산업의 성공 모델을 만들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진영호 고창 청보리밭축제위원장은 어린 시절부터 농부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작물을 재배해 판매하는 것은 물론, 이를 관광자원으로 키워보겠다는 결심을 한 게 불과 그의 나이 13세 때의 일이다.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문제였어요. 다른 일을 해 돈을 모아보고자 했죠. 그리고 다시 도전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한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 그리고 대기업에 입사해 18년 만에 임원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어릴 시절부터 꿈꿔온 일을 반드시 해보겠다는 의지가 두둑한 연봉, 명예보다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사실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도 그의 머리 속은 온통 농사 생각 밖에 없었다.
“일이 술술 풀리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보다 힘들었습니다.”
다시 도전한 농사는 기대보다는 실망을 더 많이 줬다. 보리를 심어 경관을 조성했지만 찾아오는 관광객은 연간 1만 명 정도에 불과했다. 10년 동안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빚은 쌓여만 갔다. 하지만 하늘은 그의 끝없는 도전을 배신하지 않았다. 사진작가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는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현재는 연간 최대 60만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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