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17:39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스포츠 chevron_right 생활체육 맞수&둥지
일반기사

[③ 게이트볼 소망·황방팀] 서로 너무 잘 아는 '난형난제 男 대 女'

전국대회 단골 출전 실력파 구성 / 매일 어울려 도시락 먹으며 경기

▲ 지난 26일 전주 송천동에 자리잡은 게이트볼 전용경기장에서 황방팀과 소망팀이 게이트볼채를 들고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이기니까 좋아, 응? 말좀 해봐.” “아 그럼, 좋지 안 좋아?”

 

지난 26일 오후 전주시 송천동에 자리잡은 게이트볼 전용경기장. 황방팀의 회원 한 명이 소망팀 회원들이 있는 자리에 다가와 장난치듯 말한다. 말투는 따지는 듯 하지만, 얼굴 표정으로 봐서는 승리를 축하한다는 의미다. 소망팀의 답변도 겉으로는 퉁명스러워도 속으로는 상대를 이긴데 대한 미안함이 묻어 있다. 막 경기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다.

 

이날 경기는 오는 4월 강원도 속초에서 열리는 생활체육 대축전에 나갈 팀을 선발하는 자리. 출전 희망팀이 많아 경기를 통해 몇 개의 대표팀을 선발하기로 했고, 첫 번째로 열린 경기에서 여성만으로 구성된 소망팀이 남성들이 나선 황방팀을 15-11로 이겼다.

 

사실 이 두 팀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사이다. 매일처럼 경기장에 나와 얼굴을 보고, 팀과 팀 간의 경기가 아니라도 한데 어울려 게임을 하기도 한다.

 

두 팀의 실력도 어느 팀이 더 우월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때로는 소망팀이 이기고 때로는 황방팀이 이긴다. 소망팀의 홍귀호씨는 “황방팀과 맞붙게 되어 우리가 지게 생겼다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우리가 이겨서 다행이다. 평소에도 가끔 경기를 하는데 남자들이라 잘한다. 우리가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황방팀의 김일술씨는 “내가 잘못해서 졌다. 게이트볼 경기는 한 사람이 잘못해도 경기결과가 뒤집힌다. (소망팀이) 여자들이라 세밀하게 잘 친다”고 말했다.

 

소망팀은 송천동 서호아파트를 중심으로 인근에 사는 7명의 여성이 만든 팀이다. 팀이 만들어진 것은 7년쯤 됐으며, 그 때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한 사람도 있고 전부터 다른 팀에서 운동하던 사람도 있다. 안종환씨(71)를 팀장으로 이순자(72), 박은희(78), 김순옥(81), 이정자(76), 홍귀호(76), 임순턱(82)씨가 참여하고 있다. 사는 곳이 가까워서인지 서로 마음이 잘 맞고, 도시락을 싸들고 나와서 매일 운동한다. 날마다 소풍 온 듯한 기분을 느낀다.

 

강원도, 제주도, 부산, 부여 등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전국대회에도 많이 다니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주시장기와 전북은행장기, 회장기에서 우승하고 전주시 대표로 생활체육 왕중왕전에 출전하는 등 많은 상복을 누리기도 했다.

 

황방팀은 만들어진지 3년쯤 된다. 각기 다른 팀에서 운동하다가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뭉쳤다. 꼭 시합이 아니라도 만나서 차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김상순씨(88)가 팀장을 맡고 있으며, 그 부인인 박춘자씨(83)와 김일술(74), 임웅(74), 양용두(73), 김성술(69), 방기섭(70)씨가 참여하고 있다. 팀원중 박춘자씨만이 여성이다.

 

황방팀도 전주시내에 잘 알려진 강팀으로 전국대회에도 자주 나간다. 지난해에는 도지사기에서 2위를 차지해 상금도 받았으며, 올 4월에 김제에서 열리는 어르신대회에는 전주지역 대표로서 출전권을 이미 확보했다.

 

그러나 이들은 올 10월까지 계속되는 주말리그에서는 공식경기를 갖기 어렵게 됐다. 서로 다른 조에 속했기 때문이다. 시원하면서도 섭섭할 듯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성원 leesw@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스포츠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