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관리·능력 계발 관심 / 58개 업체 참여 21명 채용 / "50·60대 일자리 개선 필요"
22일 오전 9시50분 전주시 평화동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취업박람회 행사장에 한 중년 여성이 안쪽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발길을 옮겼다.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본 직업상담 직원이 웃는 얼굴로 다가와 “여기 앞쪽으로 앉으세요”라며 빈자리로 안내했다.
그렇게 앞자리부터 속속 자리가 채워지고, 몇몇 구직여성들은 상기된 얼굴로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애들이 가보라며 데려다 줬어요”, “집에만 있으려니 시간이 아까워서…” 등 구직자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10시가 되자 ‘성공하는 여자에겐 이유가 있다’를 주제로 한 CMI연구소 전미옥 대표의 취업 특강이 이날 마련된 ‘새 일(job) 만나는 날’행사의 문을 열었다.
전 대표는 이번 행사를 찾은 구직여성들에게 “항상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경쟁력이 될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선 먼저 내 마음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 ‘마음 먹은 대로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해줘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공하는 여자를 위한 5가지 행동강령’을 함께 외치며 한 시간 가량의 특강이 끝나고, 본격적인 취업박람회 행사가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 직접채용으로 참여한 업체는 총 8곳. 이밖에 50개 업체가 간접채용에 참여해 구직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혔다.
환경 미화원, 조리원,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생산직, 방과후교사, 정육원 등 채용 직종도 다채로웠다. 구직 여성들은 업체명, 채용직종, 모집인원, 급여 등이 적힌 리플렛을 들고 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업체의 면접관 앞에 줄을 섰다.
유아교육을 전공해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가 몸이 힘들어 한의원 치료를 받게 되면서 일을 그만뒀다는 소모 씨(53)는 “쉬는 동안 규칙적인 생활을 무척 하고 싶었다”고 구직 동기를 밝혔다. 일을 관두고 집에서 몇 달을 쉬다 보니 “불규칙한 생활로 자기 관리가 소홀해져 우울한 기분도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소씨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고, 건강해지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며 간호직종에 관심을 표했다.
20여년 전 결혼을 하며 적성을 찾아 식품회사에서 즐겁게 일했다는 조모 씨(54)는 환한 표정으로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엔 영업직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활달한 성격 덕분에 사내 강사로 추천받아 동료 사원들 앞에 서서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일을 함께 하며 6년 간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게 됐고, 그렇게 5년을 쉬면서 보내던 중 시간제 일자리와 봉사활동을 병행하며 구직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큰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봉제, 미용, 요리, 도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쉴 틈없이 일해 왔다는 이모 씨(64)는 “그때는 일을 해야 사는 형편이니까 집에만 있을 수 없었는데 손주를 보느라 2년 동안 일을 쉬었다”며 “지금은 예전에 비해 여유가 있으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백은경 직업상담원은 “구직을 희망하며 센터에 찾아오는 여성들 중 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40%정도”라며 “50·60대가 그 뒤를 잇고 있어 소씨와 조씨같은 사례가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직업체에서는 대부분 45세 이상의 구직자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며 “50·60대에서는 다른 연령보다 구직에 대한 열망과 절실함이 큰 만큼 생산직에 집중돼 있는 50·60대 일자리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취업박람회 행사를 찾은 140명 중 52명이 면접에 응해 모두 21명(확정 15명, 예정 6명)이 채용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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