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폭염에 시민들 일상생활 변화 / PC방·영화관·만화방·대형마트 '북적'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은 밤에도 너무 덥잖아요. 시원하고 컴퓨터 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시간 보내기도 좋아 PC방을 자주 찾아요.”
기온이 27~28도를 넘나드는 덥고 습한 날씨를 보인 지난 1일 밤 11시. 늦은 밤이었지만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의 한 PC방에서 만난 대학생 한모 씨(21)는 근처 대학가 원룸에 살고 있지만 더운 날씨 탓에 집 근처 PC방에 정액권을 끊어 놓고 더울 때마다 찾는다고 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아 원래 자주 찾던 곳은 아니지만 여름에 이만한 피서지가 없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바로 앞 골목에 있는 커피전문점은 자정이 다 된 시각인데도 20여 개의 좌석이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은 채 이어폰을 꽂고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던 양모 씨(27)는 “회사 일을 아직 못 끝내서 여기서 하는 중이에요. 카페가 집보다 시원해서 요즘은 여기서 회사 일을 마무리할 때가 많아요. 책 볼 때도 있고요.”
불볕더위와 열대야가 계속되는 여름 날씨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휴가를 맞아 바다나 계곡으로 떠나지 못한 이들이 PC방이나 커피숍, 대형마트 등 에어컨이 가동되는 시원한 장소를 찾아 북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시원한 곳을 찾는 ‘도심 피서족’들이 그들이다.
대학가에 있는 만화방도 그중 한 곳이다. 올 1월에 문을 전북대 구 정문앞 만화방은 최근 손님이 부쩍 늘었다. 만화방 업주 배미라 씨는 “다른 때보다 여름이 되니까 손님이 많이 늘었다”며 “더우니까 야외로 안 나가고 실내에서 즐길 거리를 찾는 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씨는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의 손님이 오는 것 같은데 최근에는 가족 단위 손님도 늘었다”며 “가족 단위 손님들은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보고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관과 대형마트도 ‘도심 피서족’들이 선호하는 피서지다. 야외의 더운 열기를 피해 시원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 오후와 심야 시간까지 찾는 사람이 늘었다.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나 효자동 CGV 영화관에는 7, 8월 들어 심야영화 관객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회사원 박모 씨(41·전주시 효자동)는 “여름에 덥고 잠도 잘 이루지 못해 아내와 영화나 볼까 하고 심야영화 예매를 했는데 평소보다 빈자리가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전주 홈플러스 효자점 관계자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손님이 대략 30% 이상 증가한다”며 “특히 8시 이후에 손님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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