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연주단…영상미 더해 / 각 나라 음악 사이 민요 넣어 / 낯선듯 낯설지 않게 꾸며
소리축제의 문은 ‘세상의 모든 소리’로 연다. 세계의 전통음악이 한국의 판소리를 중심에 세우고 다양한 하모니를 어우러낸다.
‘세상의 모든 소리’는 폴란드 중국 티베트 프랑스 인도 등 15개국 공연팀이 참여하는 초대형 다국적 공연으로, 음악인들이 동시에 한 무대에 올라 따로 또 같이 공연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중국 사진작가 쑨청이(Sun Chengyi)가 촬영한 광활한 사막과 끝이 없는 하늘, 신비로운 대지가 무대 위 영상으로 살아나 더 깊은 전율을 일으킨다.
공연은 한국의 판소리를 중심으로 각 나라별 전통 음악을 꿰어내는 형식. 한국 민요 ‘새야새야’ 합창으로 공연을 시작해 각 나라의 대표곡이 순차적으로 공연된다.
생경한 다른 나라의 음악이 낯선 듯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데에는 각 곡이 연결되는 부분마다 ‘새야새야’ ‘아리랑’ 등 한민족 정서가 짙은 민요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 구간에서 이뤄지는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반주나 추임새도 흥겨운 감상거리. 뿐만 아니라 공연 연출을 맡은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작곡가 미연과 함께 각 나라의 모든 곡을 편곡해 분위기와 음색이 어우러지도록 조율했다.
아제르바이잔의 장엄한 전통보컬 ‘무감’부터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온화한 화성, 헝가리 집시 음악, 스페인의 정열적인 플라멩코 등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한국 소리꾼의 구성진 구음과 중국의 신비한 미성이 조화를 이루는 순간에는 판소리의 무한한 확장성마저 느껴진다.
아리랑과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가 절묘하게 섞인 피날레에서는 무대 위 50여 명의 음악인들이 웅장한 합주를 한다. 타이완 어린이 소수민족 민요단과 KBS어린이합창단, CBS전북소년소녀합창단도 함께 올라 풍성함을 더한다.
대륙에 흩어져 있는 예술인을 모아 공연을 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수 개월간 준비하며 소리축제 조직위와 각 팀이 주고받은 메일만 수 백 통. 각 팀이 선정한 음악을 일일이 악보화 해 나눠주고, 한국어로 불러야 하는 한국 민요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직접 녹음해 보냈다.
박 위원장은 “15개국 음악가들이 음악을 통해 주고받는 대화는 지금까지 시도돼지 못했던 음악적 시도이자 새로운 파장”이라면서 “우리 소리가 인종 문화 언어를 넘어 세계의 모든 음악과 어우러지는 감성의 황홀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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