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하는 자, 감시당하는 자, 스파이, 은둔자. 이들은 문장이 되고 글이 되어 고도로 통제되는 현대 정보화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꿰뚫고 있다.
조선 말의 이중적 시대상황 속에서 시대의 아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다룬 소설 <혼불> 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혼불문학상’의 제정 취지에 부합하고 있는 작품.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소설가 박주영(45)의 <고요한 밤의 눈> (다산책방). 고요한> 혼불>
감시사회나 다름없는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저항하는 <고요한 밤의 눈> 은 기록에도 없는 일란성 쌍둥이 동생 D가 실종된 정신과 의사인 언니를 찾아 나서고, 15년의 기억을 잃은 채 병원에서 깨어나 누군가가 알려주는 그대로 스파이의 삶을 살며 조정당하는 남자 X의 의심으로 시작된다. 고요한>
“세계의 90퍼센트가 멈추었다. 의외로 조용했고 당연히 아무 일도 없었고 한없이 평화로웠다.(중략) 그리고 얼마후 세계의 99퍼센트가 멈추었다. 그러자 무슨 일이 일어났다. 무언가가 아주 고요하게 시작되었다.”(93쪽) “그들에게 책을 읽을 여유조차 없는 삶, 시간에 쫓기고 돈 앞에 망설이는 삶을 살게하는 이유는 상상을 할 수 없게 만들기 위해서이다.(중략) 그들의 가장 큰 무기는 사색이다.”(144쪽)
작가는 혁명을 꿈꾼다. 그것도 우아한 혁명을. 그리고 사색과 내면과의 대화를 강조한다. 이를 통해 현실을 이해하고 시대를 뛰어 넘는 성찰을 해야 혁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은 ‘스파이 소설이면서 스파이 소설이 아니며, 스파이들의 암약’을 다루지만 그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들의 고루하고 절망적인 삶을 보여주는 소설로 ‘퍼즐처럼 널려 있는 조각들을 모아 그 퍼즐의 참 의미를 발견하면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치게 하며 독서의 참의미와 참 즐거움’을 안겨준다고 평을 했다.
‘나는 스파이이고, 이 세계는 끝났다’ 라는 에필로그로 시작되는 <고요한 밤의 눈> 의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살아 있어야 했고 “고요한 밤의 눈처럼 아침이 오면 알게되는 달라진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소설가로 살고자 한다. 그는 우아한 혁명가이다. 고요한>
작가는 1971년 부산 출생으로, 200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시간이 나를 쓴다면> 이 당선되어 등단하고 첫 장편소설 <백수생활백서> 로 2006년 ‘세계의 문학’에서 제정한 오늘의 작가상를 수상했다. 백수생활백서>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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