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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수순 현대重 군산조선소 가보니…"이대로 문 닫으면 빚만 눈덩이"

곳곳마다 생존 현수막 근로자들 '굳은 표정' / 자재입고 중단에 정부 대책·정치권에 실망

불과 8년 만이다. 지난 14일 찾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는 폐쇄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너울거렸다. 지난 2008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착공 환영 현수막이 걸렸던 자리다. 선박 블록을 만드는 조선소 야드와 오식도 파출소를 중심으로 한 거리는 텅텅 비었고, 파란 조끼를 입은 근로자들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다.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군산조선소 근로자 744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4월 기준 군산조선소 직영, 사내·사외협력업체 근로자는 5250명이었지만 10월 기준 4506명까지 감소했다. 사내·사외협력업체는 선박이 건조되는 순서인 선체, 의장, 도장 순으로 작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 선체 협력업체는 이미 손을 놓았다. 의장은 올해 12월, 도장은 내년 1월이면 모든 작업이 끝난다. 현대중공업 울산본사는 군산조선소 사외협력사에서 작업 중인 선박 2척을 올해 12월까지 마무리하고, 미완료 작업은 울산본사나 삼호중공업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까지 작업할 예정인 선박 3척에 대한 자재 입고도 중단된 상태다.

 

선체부터 의장, 도장작업까지 총괄하는 A기업은 이미 500명에서 250명까지 인력을 감축했다. 평균 8명이 작업했던 선박 블록에는 단 1명이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절단장에는 철판이 1m씩 쌓여있었지만 이제는 50㎝도 채 되지 않았다.

 

A기업 전무는 말했다. “현장을 보면 처참합니다.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업을 하기 위해 만든 공장은 조선업을 해야 합니다. 우리 보고 탄소산업, 농·기계산업으로 전환하라는 것은 닭장에서 개·돼지를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현장에 단 한 번이라도 와봤다면 탄소산업, 농·기계산업을 보완산업으로 발표하지 못 했을 겁니다.”

 

의장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B기업은 2008년 전북도·군산시와 투자협약(MOU)을 맺고 군산조선소에 공장을 지었다. 투자 정책자금을 받아 한창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갈 때 군산조선소 구조조정 소식이 들렸다. 잔여금만 80억원에 달한다.

 

B기업 대표는 “이대로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으면 그 큰 돈을 갚을 방법이 없다”며 “2018년 조선업황이 회복된다는 전망이 나온 만큼 그때까지 원금과 이자 유예를 연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장작업을 하는 C기업 대표는 전북 정치력의 부재를 강하게 꼬집었다. 그는 “김관영 의원을 주축으로 전북정치권 협의체를 구성하고, 경제부총리에게 군산조선소 도크 유지 등을 포함한 자구책을 건의해야 한다”며 “표가 필요할 때는 내려오더니 이제는 누구도 군산조선소를 찾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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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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