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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근로자 눈물 닦아준 전북대 학생들

기자회견·서명운동 등 노력 체불임금 해결 / 근로자들 "너무 고맙다" 학생들과 저녁식사

▲ 지난해 12월 26일 전북대 내 중화요리점에서 청소근로자와 학생들이 식사하는 모습.사진제공= 전북대학교 총학생회

“짜장면 주세요!”

 

지난달 26일 저녁 전북대 삼성문화회관내 중화요리점에 함께 마주앉은 전북대 청소근로자와 대학생들은 즐겁게 음식을 주문하느라 떠들썩했다.

 

청소용역업체의 공정하지 않은 청소구역 배정지시를 따르지 않아 4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청소근로자 문제가 최근 해결된 것을 기뻐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저녁 식사 자리는 임금 문제 해결에 도움의 손길을 건넨 전북대 총학생회 학생들에게 청소근로자들이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북대 청소근로자들이 밀린 임금을 받게 된 것은 지난달 15일. 청소 구역을 공정하게 배치하겠다는 조건으로 체불된 4개월 치 임금의 60%(비공식 추가 지급 임금은 별도)를 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기 때문이다.

 

청소근로자들은 “임금 체불이 장기화할수록 근로자들은 생계가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며 “체불 임금 100% 수령을 포기했지만, 공정한 청소구역 배치를 믿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전북대에서 일하는 청소근로자들은 주말을 제외한 매일 아침 8시 출근해 건물 안팎을 청소한 뒤 오후 5시 퇴근하는 비정규직 신분이다. 월급은 최저생계비를 겨우 웃도는 143만 원을 받는다.

 

그러다 지난 7월 회사 측이 청소구역 배정을 단행했는데, 업무 강도가 높아 25명의 인원이 필요한 청소 구역에 22명을 배정하면서 이들 모두를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들로만 배치했다. 이에 해당 조합 근로자 33명은 사측이 부당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주장하며 새로 배정된 청소 구역으로 이동하지 않으면서 4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했다.

 

청소근로자들은 이달부터 지난달까지 주말을 제외한 매일 낮 12시부터 1시간 가량 대학본부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체불 임금 지급을 요구했다.

 

보다 못한 이 대학 총학생회와 학생들은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우리를 위해 힘쓰는 노동자들에게 하루빨리 체불 임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우숭민 씨(21)는 교내와 페이스북 계정 등을 통해 청소 근로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고, 12일 만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4500여 명(일반인 1000여 명 포함)이 서명에 동참했다. 그러나 생활고의 무게를 짓누르던 체불 임금 문제가 해결됐지만, 여전히 약자는 뒤에서 운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사측을 임금체불 혐의로 고소한 청소근로자들은 임금을 다 받지 못한 채 고소를 취하했다.

 

이 사건을 맡았던 남상단 노무사는 “사회적 약자인 청소근로자가 생계를 견디지 못해 임금의 일부를 받는 조건으로 합의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전북대 학생들 "학교가 청소 노동자 문제 해결해야" "전북대 청소근로자 체불임금 지급하라" 전북대 청소노동자 부당 배치·임금 체불 논란
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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