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과 1위는 군주민수(君舟民水로) ‘백성이 화나면 임금을 바꾼다.’가 32.4%, 198명이 선정하였다. 아이러니 하게 육영수 중앙대 역사학 교수가 추천한 사자성어였다. 2위는 역천자망(逆天者亡)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는 말이다. 28.8%, 176명이 선택한 이승환 고려대 철학교수가 추천하였다 한다. 3위는 노적성해(露積成海), ‘작은 이슬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뜻이다. 18.5%, 113명이 선택하였다 한다. 기막히도록 요즘 우리나라 정치판을 꿰뚫은 사자성어들이어서 경악스럽다.
‘군주민수’는 춘추전국시대 성악설을 주창한 〈순자荀子〉의 ‘왕제 편’에 나오는 말로 ‘백성은 물이고 임금은 배이니, 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성난 민심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그 결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23456으로 승화 되었다. 그것은 힘든 인내심의 끝, 온 국민의 민심의 표출이었다. 분노한 국민들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재천명 확인하였다. 박근혜정권의 잘못된 행태와 말로-독재자 아버지 박정희를 계승, 유신정권의 답습과 연장의 필연적 산물이었다. 촛불은 횃불이 되고 성화가 되어 광장문화를 꽃피웠다. 서양의 광장들이 토론장으로 민주의 꽃을 활짝 피웠기에 위대한줄 알았었지만, 우리나라의 광장이 이처럼 훌륭하고 위대 할 줄은 미처 몰랐었다.
마당문화-광장의 여론은 실로 위대했다. 2300여 년 전 순자는 주권재민의 원리를 갈파하였다. 선정된 군주민수에 소름끼치는 선견지명과 경외감을 느낀다.
헌정과 국정을 농단한 등신 머저리들이 판친 병신년, 당연한 귀결, 사필귀정이다. 두 달에 걸친 촛불은 광장을 밝혔고 타락하고 오염되어 썩어 문드러진 정치판, 정부와 국회 사법부에 충격을 주었다. 민초들의 뜻을 거역하고 선택된 몇 사람들에게 충견 노릇을 한 재벌들과 추종자들을 위한 정치는 멸망하였다. 새 정치판을 짜야 하나 기성 정치인들이 마냥 미덥지 못하다.
하나하나 촛불이 모여 광장을 뒤덮고 도심을 밝혔다. 전국을 밝혔다. 전라도 경상도 가릴 것 없이 전국방방곡곡에, 어른 아이 학생 가릴 것 없이. 천만 개의 촛불은 청와대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도도한 강물을 이루었다. 그 강물은 온 세계로 바다를 이루었다. 밤하늘 위에서 보는 서울의 촛불 불꽃, 광화문 광장의 촛불꽃은 과연 이 나라 민주주의의 영원한 횃불일까? 하늘의 신들과 우주인들도 서울의 촛불이 꺼질 때 까지 지켜 볼 것이다.
새해 첫날 덕담을 하여도 시원치 않을 판에 대통령이라는 자는 궤변을 늘어놓고 국민을 우롱 현혹시키는 현실에 절망한다. 이 나라 국민이라는 게 한없이 부끄럽고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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