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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김기창 화백을 떠올린다

▲ 신이봉 명성화학 대표·객원논설위원
2001년 고인이 된 운보 김기창 화백은 7살 때 장티푸스를 앓았다. 외할머니는 손자가 아프자 몸에 좋다는 인삼을 달여 먹였는데 고열로 인해 청각신경 마비로 결국 들을 수가 없게 되었다. 불행하게도 청각장애다가 언어장애까지 동반하게 되었다,

 

승동 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청각장애로 더 이상 진학할 수가 없게 되자 어린 김기창은 무심코 노트에다 새와 꽃들을 낙서모양처럼 그림을 그렸다. 어머니는 아이가 그림에 남다른 소질이 있다고 판단하고 그를 이당 김은호 화백 문하로 입문시켰다. 17세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 82년 예술원상 미술부분 상을 받으면서 전통회화 기법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계승발전시켰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신체적 장애를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하면서 독자적인 경지로 이룩한 인간승리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인은 평생 2만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청각장애인들에게는 큰 희망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가 용기를 잃지 않고 예술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와 아내의 각별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영원한 동반자였던 어머니 한윤명 여사와 30년을 동고동락 했던 예술적 동지이자 인생의 반려자였던 우향 박래현씨가 큰 버팀목이었다. 아내 우향은 1960년 대 미국유학중 발병한 간암으로 1976년 5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운보에게 구화법을 가르치는 등 그의 작품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운보에게 가장 충격적 것은 아내의 죽음이었다. 그 슬픔 속에서도 밤마다 아내를 그리워하며 미친 듯이 그린게 ‘바보산수’ 라는 걸작이었다. 하루는 제자들이 찾아와서 물었다. 선생님은 청각장애로 살아오면서 불편하고 원망스럽지가 않으신가요라고. 그러나 운보는 아니야 감사하다 신은 나에게 화가가 되라고 청각장애를 주셨다고 답했다. 그는 항상 외할머니에게 감사하고 평생 사랑으로 키워주신 어머님과 아내에게 감사를 잊지 않았다.

 

지난해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사건들이 많았다. 조류인플루엔자로 닭 3000만 마리가 매몰 처리됐다. 달걀값이 폭등했다. 재산문제로 아들이 부모를 죽이는 등 강도 강간 강력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최순실게이트가 터져 사회기강이 해이해지고 국민 생활은 더욱 피폐해졌다. 특검수사를 통해 밝혀진 국정농단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오히려 운보 김기창 화백처럼 청각장애로 살아가는 게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폭풍과 어두운 비구름이 지나가면 청명한 맑은 하늘이 나타나듯 희망과 꿈이 가득찬 정유년 새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닭이 울면 새벽이 온다. 새아침 닭의 울음소리에 희망과 꿈을 보게 되고 그 태양 속에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꿈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올해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붉은 닭의 해를 맞아 역량있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았으면 한다. 대통령은 국방 외교 경제 치안을 비롯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막중한 자리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가 침몰하는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지금까지 명쾌한 답변을 못하고 있다. 숨길 게 있는 것 같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고대 이집트 파라오처럼 군림하는 제왕적 대통령 행세를 하는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세월호가 침몰해 가면서 무고한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대통령은 그 당시 어디서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영령들을 위해 확실하게 답변해야 한다.

 

운보가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슬픔을 극복, 걸작을 남기듯 모든 국민들이 어둠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희망찬 새 세상에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위와 적폐를 청산해 대통령이나 국민들이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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