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사건 현장검증서 주민들 눈시울 / 친부, 담담하게 시신유기·학대 등 재연
4일 오전 10시 완주군 봉동읍의 ‘고준희 양(5) 학대치사 사건’ 현장. 패딩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고 모씨(36·구속)가 나타나자 주민들이 “야 이 살인자 X야” “얼굴 좀 벗겨”라고 소리치며 분노를 쏟아냈다. 내연녀 이모 씨(35·구속)는 건강 상태를 이유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고 씨는 어린이 마네킹에 30cm 쇠자를 휘둘렀다. 준희의 엉덩이와 등, 어깨 등을 3차례 쇠자로 때린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준희와 이 씨, 아들(6) 등 4명이 밥을 먹고 있었고, 밥을 주려 하자 준희가 도망가 훈육 차원의 체벌이었다”고 주장했다.
고 씨는 지난해 3월 말 준희의 발목 부위를 2~3차례 밟은 것도 재연했다. 밥을 먹지 않아 ‘툭툭’ 밀었더니 엎어져서 밟았다고 했다. 당시 상처는 없었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자 멍이 들고 4월 10일께 멍이 든 부위가 오른쪽 종아리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4월 26일 새벽 0시 30분쯤 야간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니 준희의 호흡이 약해지고 있었고, 오전 8시쯤엔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돌아와 전주에 있는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준희의 숨이 멎었다는 게 고 씨의 주장이다. “학대하고, 폭행한 적 없다”며, “준희를 죽이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유기 공모도 담담하게 재연했다. 전주시 인후동 내연녀 어머니 김모 씨(61·구속)의 집으로 준희를 데려간 이들은 “신고와 유기를 고민했다”면서 출근해야 하는 고씨가 이씨와 함께 봉동으로 가고, 김씨가 준희의 시신을 수습했다. 준희 시신 곁의 장난감은 이때 김씨가 산 것이다.
군산시 내초동 선산에 도착한 고 씨는 도로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삽으로 80㎝가량 땅을 파고 준희를 묻었다.
현장검증을 지켜본 주민은 “어린 것이 얼마나 불쌍합니까. 대한민국 부모로서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날 고 씨 집 현관 앞에는 국화꽃과 과자, 메모가 놓여있었다.
‘준희야 이모가 꺼내주지 못해서 미안해…. 하늘에선 괴롭고 외로운거 아프고 무서운거 그런거 없이 편안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길 기도하고. 또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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