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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우리를 장애인라는 프레임에 가뒀다"

전북장애인복지관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 딴 장애인 65명
이 중 23명만 장애인일자리 카페에 취업, 민간 일자리는 0명
강승희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장애 극복 위해 더 많은 교육 받아도 편견에 좌절”

4일 전북도청 내 장애인이 근무하는 관공서연계형 카페에서 지적장애인 임윤택(31)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조현욱 기자
4일 전북도청 내 장애인이 근무하는 관공서연계형 카페에서 지적장애인 임윤택(31)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조현욱 기자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에 더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합니다. 충분히 일할 수 있음에도 기회도 얻지 못하는 현실과 편견에 좌절감이 듭니다.”

최근 전북장애인복지관이 진행하는 바리스타 기본교육 및 수료교육을 이수한 청각장애인 강승희 씨(47)의 말이다.

커피로 사회참여와 자립을 꿈꾸는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취업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장애인복지관에 따르면 현재 복지관 취업 교육을 통해 배출된 65명의 전문 바리스타 중 민간 커피 전문점 및 카페 등에 취업한 장애인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관은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경제활동을 통한 자립을 돕기 위해 2012년부터 전문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카페에서 일할 수 있는 교육 수료생 153명이 배출됐고 이중 65명이 전문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러나 민간 기업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한 명도 없다.

23명은 일자리를 얻었는데 정부 장애인 일자리지원사업 및 관공서 연계형 장애인 카페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공공기관에 카페 설치비를 지원하고 중증장애인을 고용하는 ‘아이갓에브리씽’ 카페 취업자 5명, 전북교육청 관공서연계형 카페 취업자 3명과 완주군근로자종합복지관·이서면사무소·전주공설운동자 연계카페 각각 1명이다. 나머지 12명은 전북장애인복지관 소속 꿈인카페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누적통계로, 현재 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무자도 있다.

장애인 교육생들에 따르면 ‘커피’는 이들에게 사회와 편견 없이 소통할 매개체였다. 일반인과 같은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여기에 자신의 장애 또는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과 훈련을 더했다.

그러나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립을 원하는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갈 수 있는 곳은 결국 ‘카페’가 아니라 ‘장애인 일자리’였다. 여전히 사회는 이들을 ‘장애인’이라는 프레임에 가둬 버렸다는 게 교육생들의 서러움이다. 또 장애인 구직자는 늘어나는데 ‘장애인 공공 일자리’는 한정돼 있어 민간 기업들의 의식개선과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체장애를 가진 장봉두 씨도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은 급격하게 했지만 시민의식이나 사회적 분위기는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장애인의 능력을 보기보단 도움이나 동정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선들이 속상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강승희·장봉두 씨 등 6명이 지난달 30일 전북장애인복지관 바리스타 기본·심화교육을 수료하고 전문 자격증까지 취득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김성윤 전북장애인복지관 팀장은 “복지관에서도 바리스타 외에 일반취업 연계도 하고 있지만 바늘구멍에 코끼리 넣기보다 힘든 게 장애인 취업”이라며 “장애인들이 안정된 직업생활을 통해 완전히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고용 불씨를 지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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