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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59) 13장 동정(東征) 15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활을 겨눈 선두의 기마군을 본 순간에 우에스기는 말고삐를 채었다. 빠른 반응이다. 사냥으로 단련된 반사신경이 저절로 작용한 것이다.

“앗!”

옆에 서있던 소토메가 놀란 외침을 뱉었다. 입을 쩍벌린 소토메의 시선이 그쪽에서 떼어지지 않는다.

“저놈들은 누구야?”

우에스기 앞이어서 큰소리는 못치고 뒤쪽 위사대에게 물었는데 위사대도 소토메와 비슷한 표정이다. 그 순간이다. 우에스기가 상반신을 젖히면서 날아온 화살을 피했다.

“쌕!”

화살이 파공음을 내면서 우에스기의 이마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놈!”

놀랍고 분한 우에스기가 눈을 치켜뜬 순간이다.

“탁!”

타격음이 경쾌하게 들리더니 우에스기가 벌떡 머리를 젖혔다. 우에스기의 이마에 맨 띠에 화살이 박혀있다. 우에스기가 반쯤 몸을 돌렸을 때다. 그동안 소토메와 위사대는 움직이지 못했다. 우에스기만 몸을 돌린 상태에서 이마에 화살을 맞은 것이다.

“와앗!”

함성을 지른 것은 슈토다. 슈토가 말단 군사처럼 함성을 지른 것이다. 계백은 눈 깜박하는 사이에 화살 두 대를 날렸다. 첫 화살이 박히기도 전에 두 번째 화살이 날아갔다. 손가락 사이에 끼고 있던 두 번째 화살이 시윗줄에 걸쳐지고 활이 만월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튕겨진 순간은 말이 네굽을 모으고 네 번 뛰었을 때다. 그야말로 눈 깜박하는 순간이었지만 말은 30보쯤을 더 달렸고 표적과의 거리는 1백20보 정도, 슈토는 우에스기가 첫 번째 화살을 상반신을 젖혀 피하고 나서 다시 머리를 세웠을 때 이마에 화살이 박히는 것을 본 것이다.

“악!”

소토메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이마에 화살이 박힌 우에스기의 몸이 뒤로 젖혀지고 있다.

“주, 주군!”

엉겁결에 그렇게 소리친 순간 소토메의 벌린 입 안으로 들어간 화살이 목을 뚫고 뒤로 나왔다.

“으아앗!”

우에스기를 호위하고 있던 위사대는 1백여명, 나머지는 모두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저놈들!”

위사대장이며 우에스기의 12번째 아들 노무라가 소리쳤다. 노무라는 우에스기가 말에서 굴러떨어지는 것을 보았지만 이미 7, 80보 거리고 다가온 기마대를 무시할 수가 없다.

“저놈들을 잡아라!”

노무라가 소리친 다음 순간 화살이 날아와 왼쪽 눈에 박혔다. 안시성에서 계백은 당 고종 이치(李治)의 눈을 화살로 맞춰 애꾸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노무라와의 거리는 70보, 화살이 왼쪽 눈을 뚫고 들어가 뒷머리를 깨고 밖으로 한 뼘쯤이나 나왔다. 뇌가 부서진 노무라는 말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저승으로 떠났다.

“죽여라!”

슈토가 우에스기, 소토메에 이어서 노무라까지 화살에 맞아 고꾸라지는 것을 보고 나서 소리쳤다. 손에 장검을 빼들고 있다.

“와앗!”

뒤를 따르는 기마군의 함성, 모두 앞쪽의 장면을 본 터라 일제히 내지르는 함성이 천지를 진동했다. 일당백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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