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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주민등록 없던 이웃주민 ‘창성 창본’ 앞장선 박관순 진안군의원

“J씨는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지금 60세가 넘었습니다. 그런데 일평생 호적 없이 살았습니다. 그는 분명 ‘전북 진안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호적 없이 살면서 불편한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설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병원에 갈 수도, 투표할 수도, 통장을 만들 수도 없었습니다.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전혀 누리지 못했습니다. 평소 이를 안타깝게 여겼는데 군의원이 되고서 양심상 이것을 모른 체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진안군 기초의원 ‘나’선거구 박관순 군의원.

그는 군의원에 당선되자마자 ‘그 누구도 나서지 못했던 한 가지 일’을 은밀하게 착수해 최근 마무리 지었다. 동향면 주민 J씨의 ‘주민등록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은 무려 10개월이 걸렸다.

박 의원이 앞장서 해결한 ‘J씨 주민등록 만들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관공서에서 일하는 관계 공무원이나 이웃주민, 그 밖의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일이다.

지난 4월 17일 박 의원의 집념어린 활약(?) 덕분에 J씨에게 주민등록이 발급됐다. 이날 비로소 J씨는 관공서 장부에 정식 대한민국 국민으로 등록됐다. 대법원에서 창성과 창본을 허가해 주민등록이 만들어지고 성과 이름이 공부에 올랐다. 성은 ○, 이름은 △△가 됐다.

박 의원은 “○△△는 예전부터 동네에서 불러오던 J씨의 성과 이름이다. 그런데 이것이 등록되는 데 60년이 넘게 걸렸다”며 “국가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J씨를 보호하지 못한 책임도 작지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박 의원은 자신의 돈을 경비로 쓰며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전화하고, 발품을 팔았다. 농사와 의정활동을 병행하는 중 바쁜 시간을 쪼갰다. 면사무소는 기본이고 법원 등 관계기관을 기름 값, 밥값 들여가며 수시로 드나들었다.

동향면 A씨는 “누가 시킨 것도,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열심히 할 수가 없었다. 자기 일처럼 열의를 갖고 뛰어다니더라. 훌륭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A씨는 J씨에 대해 “그는 약 50년 전 ‘떠돌이 어린이’였다. 당시 걸식자나 다름없이 동향면을 전전했다”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J씨는 자신의 나이도 성도 이름도 정확히 몰랐다. 그런 J씨를 후덕하기로 소문난 Y씨가 거두었다”고 전했다.

지금 J씨는 Y씨가 연로해 타지로 떠나면서 옆 동네 S씨 집에 10년째 기거하며 보살핌을 받고 있다.

S씨는 “J씨의 호적이 만들어져 너무 기쁘다. 박 의원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J씨를 요양 시설로 보내고 싶었으나 주민등록이 없어 받아주지 않아 불가능했다. 이제 할 수 있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고생스러웠을 텐데 묵묵하게 전심전력 협조해 준 동향면사무소 사회복지직 공무원에게 상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국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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