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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마당

안동 도산, 병산서원에 다녀왔습니다. 점심상 짭조름한 간고등어 구이가 입에 맞았습니다. 저물녘의 만대루(晩對樓)는 밤 깊도록 먹먹했고요. 다음날,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 생가 임청각(臨淸閣) 마당에서의 일입니다.

새파란 아버지가 내게 기역, 니은을 가르칩니다. 손가락으로 마당에 1, 2, 3, 4를 씁니다. 빙빙 솔개가 하늘을 돌자, 겁먹은 어미 닭이 병아리를 품습니다. 아버지의 도리깨질에 운을 맞춰 어머니는 키를 까붑니다. 멍석 깔린 초례청, 낯선 낭군 앞 연지곤지 막내 고모 얼굴이 시루봉 진달래꽃보다 붉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걸까요? 아이고 아이고, 머리를 풀고 마당에 들어서는 고모들……,

후두두 비 때문입니다. 어제 먹은 간고등어 때문입니다. 맨땅에서 비린 것이 훅 치고 올라옵니다. 먼 유년의 마당을 정갈하게 쓸어두고 싶습니다. 두리번두리번 싸리비를 찾는데 누군가 재촉합니다. “헛제삿밥 예약되어있습니다.” 꿈 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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