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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동행 취재기] (상) 아름답지만 척박한 나라 케냐(kenya)

케냐 미도이나 학교 환영식 모습.
케냐 미도이나 학교 환영식 모습.

월드비전은 지난 1974년도부터 아프리카 케냐 35개 지역에서 50개의 지역사업(AP, Area Program)을 벌이고 있다. AP는 지역사회 또는 마을에 기반을 두고 아동의 생존과 성장, 기초교육, 보건위생, 아동이 속한 가정의 생계유지, 지역사회의 아동의 학대와 착취로부터의 보호 등 지속해서 아동들의 복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월드비전은 ‘아동들의 존엄성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과 책임 및 의무를 다한다’는 아동보호정책에 따라 지역사회의 상황에 맞춰 교육사업과 보건사업, 식수, 마을 소득증대 사업 등 지역민 실정에 맞는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달성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업을 지원한다.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는 올해부터 아프리카 케냐, 밤바(Bamba) 지역에 기존에 있던 학교를 재개발해 학교 교실과 식수 시설 등을 지원하고 주민들이 필요한 사업 등을 조사하고 있다.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는 이 같은 AP 진행 상황을 살피고 앞으로 추진할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도내 각 학교 교장 등과 아프리카 케냐, 밤바 지역을 방문했다. 본보는 밤바 지역의 교육과 식수 환경, AP 사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을 동행 취재,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인구 55% 빈곤 이하, 가난이 재생산되는 나라 케냐

아프리카 대륙 동쪽에 위치한 케냐(Kenya)는 남한 면적에 약 6배에 달하는 면적 58만㎡에 인구 4593만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이 고원지대로 이루어진 케냐는 크게 네 가지 지역으로 나눠진다.

빅토리아호 부근의 서부 지역은 완만한 고원지대로 이루어져 있고 중부고원지대는 동아프리카 지구대가 통과하는 지역이다.

북부 지역은 건조 지역의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며 동부해안 지역은 반건조 평원지대이다.

동아프리카 주요 도시인 케냐는 매년 6% 가까운 GDP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동아프리카 경제와 산업의 요충지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 최대 도심 빈민촌인 키베라 슬럼이 존재한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 도심 인근에 위치한 키베라 슬럼가는 도시 인구 약 400만 중에 150만이 거주하고 있으며 경제발전에 따라 지역 계층 간 빈부 격차가 심화되면서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강제 철거에도 여전히 인구 100만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 등에 따르면 1990년 케냐 인구 가운데 48%가 빈곤선 이하에 위치했다. 그러나 2007년 빈곤선 이하 인구는 55%로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빈곤선 이하의 인구가 높다 보니 식량 확보도 쉽지 않고 실제 식량 확보가 어려운 인구는 300만명에 달하며 5세 이하의 아동 중 저체중인 아동의 비율이 3.25%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교장선생님들이 밤바 미도이나(Midoina)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교장선생님들이 밤바 미도이나(Midoina)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해율 78%, 아동 성폭력 32%, 열악한 아동 환경

심각한 빈곤으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중 아동에 대한 열악한 환경이 제일 심각한 문제인데 6세에서 16세 아동의 문해율은 78%에 달하며 18세 이하 여아 중 조혼을 하는 비율은 32%에 달한다. 또 15세 19세 여아 중 여성 할례를 경험한 아동의 비율이 11.4%이며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동의 비율도 36.6%에 달한다.

특히 아동성 폭력문제도 심각한데 15세에서 19세에 해당하는 여성 아동 중 32%가 성폭행을 당했고 또 남성의 경우도 18%가 성폭행을 당했다.

열악한 아동 환경에 아동 예방 접종률도 75.4%에 불과하고 특히 깨끗한 식수원에서 물을 얻는 가구 비율이 인구의 36.7%밖에 안된다.

월드비전은 케냐에서 이러한 열악한 아동들을 위해 지난 46년간 사업을 지속했고 현재까지 수혜를 받은 아동 수는 여아 96만 2839명, 남아 88만 6479명으로 총 184만 9371명에 달하며 후원 아동 역시 9만 8029명이다.

 

미도이나 학교 전경.
미도이나 학교 전경.

 

밤바 미도이나(Midoina) 초등학교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약 482km 떨어진 지역 밤바(Bamba), 이 지역은 케냐에서도 가장 열악한 지역이다.

대부분의 지역 거주민이 뚜렷한 직업이 없어 농사를 짓고 있으며 농사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규모 있는 농사가 아닌 작은 텃밭에서 옥수수 또는 팥 정도를 키워나가며 그것으로 하루 끼니를 해결한다.

수도 나이로비에서 해안 도시인 뭄바사(Mombasa)까지 비행기로 한 시간 거기서 다시 밤바 지역까지 차로 약 3시간가량 비포장도로를 이동하고 나서야 미도이나 초등학교(Midoina Primary School)에 도착할 수 있다.

이곳 학교는 지난 2010년도부터 월드비전의 후원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어진 지 약 10년이 지나 시설물들 대부분이 노후화됐다.

이에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는 2020부터 2022까지 3개년에 걸쳐 학교 건물과 기숙사, 시설물 등을 보수 및 건축하는 공사를 진행한다.

학교를 찾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Africa Massage라는 농담과 함께 영화에서 볼법한 모래 먼지가 휘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뚫고 가야 했고 또 갑작스럽게 내린 소나기로 길이 진흙으로 변하면서 차가 진흙탕에 빠지기도 했다.

길과 갈대를 가로질러 수 시간이 흐른 뒤 어떻게 이런 곳에 어떻게 마을이 있고 학교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쯤 초원 한복판에 학교가 보였다.

학교에 들어서자 아이들과 교사들은 그들의 전통 노래와 함께 낯선 동방의 이방인을 맞아주었다.

철판 지붕과 흙으로 지어진 학교 건물은 그 규모가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은 모두 690명. 학생 대부분은 하루에 한 끼 이상을 먹기도 힘들 정도로 극빈층의 아이들이라고 했다.

이날 미도이나 학교 제러마이억(Jermioch) 교장은 “우리 미도이나 학교의 아이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한국의 학생들과 교사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이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며 이번에 다시 후원을 통해 아이들에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다고 하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낯선 이방인들의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의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지역 교육 당국과 행정 당국 관계자들은 학교를 찾아와 한국 후원자들에게 후원에 감사함을 표했고 마을 주민들 역시 그동안 갈고 닦은 춤과 노래를 한국 교장선생님들에게 선보였다.

모두가 함께 춤과 노래를 부르며 즐기는 동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처음 보는 동양인의 모습에 손을 내밀던 아이의 얼굴에는 신기해함과 수줍음이 묻어났다.

 

월드비전 밤바 지역사업장 매니저 알렉슨(Alexon)

밤바 지역사업장 매니저 알렉슨.
밤바 지역사업장 매니저 알렉슨.

“한국 여러분의 도움으로 기적을 보았습니다”

밤바 지역사업장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알렉슨. 그는 지난 2017년도부터 이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며 월드비전의 후원으로 학교가 그리고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이곳 지역의 약 80%가 절대 빈곤층이며 아이들 대부분은 하루에 한 끼도 못 먹는 경우가 많다. 또 그들의 부모 역시 하루에 1달러(1200원)도 벌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가난한 아이들은 학교에서는 밥을 주기 때문에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약 6km 이상을 걸어서 학교에 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마저도 건기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오는 것이 쉽지 않다”며 “물을 찾는 야생동물들이 마을로 내려오게 되고 그렇다 보니 학생들이 학교로 오는 과정에서 야생동물로부터 공격을 당하게 되기 때문에 못 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드비전 특히 한국의 후원은 열악한 아이들 그리고 가난한 지역사회를 바꿨다고 강조했다.

알렉슨씨는 “처음 이곳 마을에 왔을 때만 해도 정말 아무것도 없고 모두가 가난밖에 없었지만 한국 월드비전의 후원은 아이들에게 밥을 주고 교육을 시켜주게 만들어줬다”며 “그리고 그 아이들은 자라서 스스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등의 모습을 보면서 가난한 마을에 활력의 바람을 일으키는 기적을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마을이 활력이 생기면서 케냐 정부도 밤바 지역 치안을 고려해 경찰서를 유치해주는 등의 조치까지 해줬다”며 “앞으로 이곳 학교가 다시 재건축되면서 불어올 희망의 바람은 상상도 할 수 없으며 다시 한번 후원자들에게 감사 인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케냐 밤바=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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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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