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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인력사무소 가보니…일감 없어 '한숨만'

코로나19 지속되면서 일감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 수준
매출 급감한 자영업자·실업자 등 빈손으로 돌아가기 일쑤
전년 동기 대비 일감 60~70% 줄어, 일용노동자도 11% 감소

9일 오전 6시께 익산 남중동의 한 인력사무소. 밤새 내린 비가 새벽까지 추적추적 이어지면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 일용근로자들 사이에 ‘오늘도 허탕을 치나’ 하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9일 오전 6시께 익산 남중동의 한 인력사무소. 밤새 내린 비가 새벽까지 추적추적 이어지면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 일용근로자들 사이에 ‘오늘도 허탕을 치나’ 하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9일 오전 6시께 익산 남중동의 한 인력사무소. 먼동이 틀 무렵 찬 새벽공기를 가르는 발걸음이 하나둘씩 이어졌다. 코로나19 탓에 최악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 일용근로자들이었다. 밤새 내린 비가 새벽까지 추적추적 이어지면서 ‘오늘도 허탕을 치나’ 하는 불안감이 하나같이 얼굴에 가득했다.

2년 전 하던 사업을 접고 날삯을 받으며 품을 팔고 있는 김모씨(65)는 “긴 장마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요즘은 일감이 없어 허탕 치고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는 날이 절반”이라고 푸념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무소에 나왔다는 그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래도 돈 쓸 일이 적으니까 괜찮은데 아직 아이들 가르치고 대학 보내야 하는 사람들은 정말 막막한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염없이 일감을 기다리며 앉아 있는 다른 여럿도 마찬가지였다. 사무소를 찾는 이들 중에는 코로나19 탓에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 직장을 잃은 가장도 있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버텨온 날이 벌써 수개월째라고 했다. 특히 더 힘든 것은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막연함이라고 했다.

 

삽화= 정윤성 기자
삽화= 정윤성 기자

김무성 인력사무소 대표에 따르면 요즘 일감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70% 가량 줄었다. 예년 같았으면 고정적으로 일감이 들어오는 현장이 있어 근로자들에게 전날 미리 연락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고정 일감이 전혀 없고 매일매일 닥치는 대로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일감이 턱없이 모자라 요즘에는 새벽에 나와 빈손으로 돌아가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다보니 평균 30명 정도 오던 발걸음이 최근에는 10명 수준으로 줄었다.

통계청의 올해 8월 전북 고용동향을 봐도 지난해 8월 6만4000명이던 일용근로자 수가 올해 5만2000명으로 18.8%나 줄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예비신호 단계일 뿐”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관급이든 민간이든 예산이 없고 앞으로 기대도 없어 공사 발주 자체를 안 한다”면서 “이 상태가 지속되면 건설업계 절반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같은 직업소개업종은 코로나19 지원대상에서도 빠져 있다”면서 “월세나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계속되고 수입은 없는 사업장들을 위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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