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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풀어낸 환경문제…세계적 환경사진가 ‘크리스 조던’ 개인전

6월 3일~7월 11일 전주 팔복예술공장
기후위기, 환경오염 주제 사진 60여 점
작가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 특별상영
환경교육, 정크아트 특별전시 등도 마련

크리스 조던
크리스 조던

“아름답지만 견딜 수 없다.”

세계적 환경사진가 크리스 조던(58)의 사진을 보면 떠오르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다. 그의 작품은 언뜻 보면 아름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혹하다. 별은 빛을 잃고, 숲과 바다는 생명을 잃었다. 우린 이 아름다움을 견딜 수 없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로 점철된 현대사회의 환경문제를 예술로 풀어온 작가 크리스 조던의 작품이 전주를 찾는다. 대표작과 최신작 총 60여 점.

(왼쪽) 전구(Light Bulbs), 100x133cm, Archival Pigment Print_PLEXIGLAS. XT (UV100), 2008, Chris Jordan / (오른쪽) 미드웨이-가이어의 메시지 CF000313(Midway-Message from the Gyre), 64x76cm, Archival Pigment Print_PLEXIGLAS. XT (UV100), 2009~, Chris Jordan
(왼쪽) 전구(Light Bulbs), 100x133cm, Archival Pigment Print_PLEXIGLAS. XT (UV100), 2008, Chris Jordan / (오른쪽) 미드웨이-가이어의 메시지 CF000313(Midway-Message from the Gyre), 64x76cm, Archival Pigment Print_PLEXIGLAS. XT (UV100), 2009~, Chris Jordan

다음 달 3일부터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크리스 조던: 아름다움 너머’에 나온 작품 ‘전구’(2008)를 보자.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주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백열전구 사진 32만 개를 이어붙인 것이다. 1분마다 미국에서 낭비되는 전기 ㎾ 수와 동일하다.

‘미드웨이’(2009) 역시 눈길이 멈추는 작품. 어린 ‘알바트로스’의 배에서 마치 화석처럼 드러난 플라스틱 조각들은 언뜻 설치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제 사진이다. 작가가 기록한 사진들은 모든 생명의 고향인 바다가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내는, 공포와 슬픔으로 출렁인다.

숫자를 따라서 II-글로벌 대중문화의 초상(2009~현재) 비너스, 140x242cm, Archival Pigment Print _PLEXIGLAS. XT (UV100), 2011, Chris Jordan
숫자를 따라서 II-글로벌 대중문화의 초상(2009~현재) 비너스, 140x242cm, Archival Pigment Print _PLEXIGLAS. XT (UV100), 2011, Chris Jordan

또 대중적으로 친숙한 명화에 생태학적 상상력은 불어넣은 ‘숫자를 따라서’(2011)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차용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비너스는 10초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비닐봉지 24만 개 속에서 탄생한다.

현대판 티탄족의 위기를 그린 조던의 대표작들을 엮어 전시하기도 한다.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인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 을 모티브로 레베카 클락과 공동 작업한 ‘침묵의 봄’, 아름다운 장미창을 형상화한 ‘만다라’ 영상은 인류가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는 걸 가시화한 작품이다. 그는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가 상보적인 관계임을 신비로운 ‘만다라’로 표상했다.

(위) 슈마바 숲(Sumava) No 4, 140x206cm, 2018, Archival Pigment Print, Chris Jordan / (아래) 핸드폰 (Cell Phones #2),  Atlanta,  90x183cm, Archival Pigment Print , 2005, Chris Jordan
(위) 슈마바 숲(Sumava) No 4, 140x206cm, 2018, Archival Pigment Print, Chris Jordan / (아래) 핸드폰 (Cell Phones #2), Atlanta, 90x183cm, Archival Pigment Print , 2005, Chris Jordan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뿐만 아니라 그를 대중적으로 알린 장편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의 꿈> (2018)도 상영한다. 조던은 8년여간 미드웨이 섬을 오가며 알바트로스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생의 전 과정을 담았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있다. 청소년에게 플라스틱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키워주는 ‘자원순환 환경 교육’과 자연·생명의 경이로움을 경험하는 ‘예술공장 초록강좌’, 예술과 환경이 만나는 ‘그린 포럼’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한국환경공단 전북환경본부 주관으로 탈플라스틱 사회 정크아트 특별전시, 아이스팩 수거 캠페인과 분리배출 체험, 탄소중립 350 실천 서약 등 부대행사도 예정돼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유영진 공동대표는 “소중한 생태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자연과 공존하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전시를 통해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 조던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와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미국문학을 전공했다. 1991년에는 텍사스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시애틀에서 1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작가의 길로 들어선 건 2003년. 그의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의 작업에서는 사진가로서의 직관과 통찰력은 물론 인류학자와 사회학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현재는 칠레 오지의 대자연에서 인류의 성찰을 담는 사진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주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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