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신간] 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작가 18인 작품론 책으로

정지용, 이태준, 백석 삶의 궤적, 작품론 다룬 ‘한국대표 아동문학가 작가·작품론’

열에 아홉, 마음과 의식을 글로 엮는 작가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기억이나 기벽(奇癖)이 훈장처럼 따라붙기 마련이다.

아동문학가의 이런 삶의 궤적과 작품론을 다룬 책 ‘한국대표 아동문학가 작가·작품론’(도담소리)이 출간됐다.

이 책은 백석, 이태준, 정지용 등 한국 대표문학가의 생애와 대표작을 소개하며 작품 속에 숨은 의미와 삶과 연계된 이야기를 씨줄·날줄처럼 엮어낸다.

백석 시인
백석 시인

근대시기 대표적인 모던보이 백석(1912~1996)의 일대기가 관심을 끈다. 백석의 본명은 백기행이다. 그러나 일본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의 시를 너무 좋아해 그의 이름 석을 빼와서 썼다고 한다.

백석이 동화시를 시작한 계기는 1955년 러시아의 사무일 야코블레비치 마르샤크의 <동화시집> 을 번역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북한 문예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러시아 문학 번역가로 활동했다.

이듬해 그는 <아동문학> 제1호에 ‘까치와 물까치’, ‘집게네 네 형제’를 발표했다.

그의 동화시는 마르샤크의 영향을 받았다. 마르샤크의 <동화시집> 과 백석의 <집게네 네 형제> 는 비슷한 편수의 창작시가 수록돼 있고, 삽화를 시와 함께 배치한 점과 전래동화를 시로 형상화한 점 등 체제와 구성에서 유사했다.

동화시에서 주로 사용한 종결어미 ‘네’도 눈에 띈다. 일례로 ‘까치와 물까치’의 한 구절을 보면 “우리나라/모두모두 구경하러/훨훨 날았네/모두모두 구경하러/쌍을 지어 날았네”로 ‘네’의 사용이 빈번하다. 이는 동향(평안북도)의 선배 시인 김억과 김소월의 영향을 받았다.

 

이태준 작가
이태준 작가

한국 단편 미학의 대가로 꼽히는 이태준(1904~?)의 어린 시절은 불우하다. 그는 1909년 아버지를 잃었다. 이태준의 아버지는 그해 개화당에 가담해 나라를 개혁하려다 실패하고, 가족을 이끌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주했지만 가을에 세상을 떠났다. 3년 뒤에는 어머니를 잃었다. 8살 때 고아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이태준의 동화에는 자신의 고아의식이 스며들어 있다. 그는 ‘어린 수문장’, ‘불쌍한 소년 미술가’, ‘슬픈 명일 추석’, ‘쓸쓸한 밤길’, ‘눈물의 입학’, ‘외로운 아이’, ‘불쌍한 3형제’ 등 <어린이> 지에 많은 동화를 발표했는데, 부모의 부재, 죽음, 이별 등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책의 저자인 박상재 작가는 “이태준의 소년소설 대부분은 부모없는 아이의 가난과 고단한 삶,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서러움이 담긴 이야기들이어서 연민의 정이 솟구친다”고 했다.

 

정지용 시인

‘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1950)의 시에서도 이태준 통화에서 엿볼 수 있는 고아의식을 볼 수 있다. 그 역시 이태준과 마찬가지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정지용은 일제 강점기에 경제적 궁핍을 겪었고, 초등학교 입학 무렵까지 아버지 없이 살아야 했다. 훗날 만난 아버지는 엄격했고, 이후에 첩을 얻었다. 이는 정지용이 스스로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절망하게 만들었다.

정지용의 전집 2 ‘산문’에는 “어린이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하시니 갑자기 나는 소년 적 고독하고 슬프고 원통한 기억이 진저리가 나도록 싫어진다”고 적혀있다.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과 유년시절의 동심, 향토적 색채를 드러냈던 다른 작품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 셈이다.

장수 출신인 박상재 작가는 단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현대문학) 학위를 받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동화작가가 되었으며, 제6차·7차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집필 및 심의위원으로 일했다.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 단국대학교대학원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글짓기 지도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원숭이 마카카> , <개미가 된 아이> , <잃어버린 도깨비> 등 100여권이 있다.

김세희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올해 100대 기업 여성임원 476명 역대 최다…전체 임원 중 6.5%

정치일반'검은 수요일' 코스피 6%↓…급등 부담 속 'AI 버블론'이 직격

군산“군산에 오면, 미래 체육을 만난다”

전주전주시의회, 18~26일 행감…시민 제보 접수

정읍정읍 바이오매스발전소 건립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