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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법 영상재판 진행 과정 살펴보니

시간·공간 등 제약 없다는 점은 장점
신분확인·진술 오염 등 부작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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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전주지방법원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영상재판이 열리고 있다. 조현욱 기자

“감정인 잘 들리십니까?”

지난 23일 오후 4시 30분 전주지법 506호 법정. 제12민사부 남현 판사의 심리로 한 민사재판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는 원고석과 피고석에 각각 변호사가 앉아있었다. 하지만 일반재판과는 조금 달랐다. 원고석과 피고석에 각각의 노트북이 펼쳐있었고, 노트북에 설치된 카메라가 이들을 비추고 있었다. 노트북에는 판사와 원고 및 피고인의 변호사가 나왔고, 감정인인 회계사가 사무실에서 원격으로 재판에 참여했다. 영상재판이 진행된 것이다. 

영상재판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 감정인의 음성이 들리지 않아 약 8분정도 재판이 지연됐다.

남 판사는 “감정인 제 이야기 들리시나요? 소리가 안나는데 말씀 한 번 해보시겠습니까”라고 수차례 물었다. 그러면서 “며칠 전 테스트 때는 잘됐는데⋯”라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음성문제가 해결된 후 본격적인 재판이 진행됐다. 재판은 법원에서 진행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사전에 이메일로 보낸 증인선서문을 감정인이 사무실에서 일어나 읊었다. 증인 선서 후 영상화면에도 변화가 생겼다. 남 판사가 자신의 업무용 화면을 공유하면서 각종 제출자료 목록과 평가에 필요한 자료 등을 변호인과 감정인에게 모두 보여줬다. 

약 10분간 진행 된 영상재판은 다행히 큰 문제 없이 마쳤다. 

영상재판은 소송 당사자와 대리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비대면 재판이다. 당초 영상재판은 1995년 원격영상재판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해 소액 민사사건 등에 대해서 영상재판을 시작했지만, 활용도는 미미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한 뒤 기존 대면재판의 한계가 드러나자 영상재판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18일부터 영상 재판 적용 범위 확대 등 내용을 담은 민·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민사사건에만 적용하던 영상재판을 일부 형사사건까지 확대했다.

다만, 영상재판 주요 대상은 △감염병 전파 우려가 큰 경우 △수용시설과 법원의 거리가 멀어 재판 출석이 어려운 경우 △건강상 또는 심리적 부담이 큰 경우 등으로 한정했다. 또 영상재판은 △증인심문 △구속사유 고지 재판 △공판준비기일 등만 활용할 수 있다.

아직 전주지법에서 형사재판에 대한 영상재판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민사재판을 통한 영상재판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 등의 장점은 명확했다.

남 판사는 “그동안 재판을 열기 위해서는 법정을 확보해야 하고 참여관 등 직원들도 필요해 시간과 공간, 인력에 대한 한계가 있지만 영상재판은 판사 혼자서도 기일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특히 가장 큰 장점은 변호인과 증인, 감정인 등이 먼 거리에서 법정에 나오지 않아도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조계는 영상재판이 앞으로 더 활성화 될 것으로 보면서도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내놓고 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신분확인이 어렵다는 점, 카메라 밖의 제3자의 개입으로 진술에 대한 오염, 인터넷 연결이 좋지 않을 시 재판진행 중 갑자기 연결이 끊겨 재판지연 등이다.

도내 한 법조계 관계자는 “민사소송 과정에서의 영상재판은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형사재판은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과거 미국에서 피해자가 영상재판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 피의자가 숨어 지켜봐 진술이 오염된 사례가 있다”면서 “이밖에도 증인 및 변호인 등의 당사자 신분파악이 어려운 점등이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한 대책 없이 무조건 적인 영상재판 확대는 이뤄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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