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장에 나설 생각 없다는 사람 많아
서울시장, 경기지사 후보는 알아도 전북단체장 후보는 전혀 모른다는 청년도
정치권에서도 딜레마
6·1 지방선거가‘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자 전북도내 청년들의 정치혐오 현상이 덩달아 심화됐다.
20~30대 전북청년들의 지역정치와 단체장, 행정당국에 대한 혐오는 무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수도권에 출마하는 단체장 후보는 알아도 자기지역 후보는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북청년세대를 중심으로 대선 때와는 다르게 지방선거 사전투표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후보자가 누군지도 모르는데다 그 나물에 그 밥 같다는 것이다. 전북정치에서 경쟁이 실종되면서 청년세대들의 흥미도가 대폭 하락한 것도 사전투표율을 낮추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도내 20~30대(MZ세대)의 지역정치 혐오와 무관심 현상은 이미 앞선 여론조사에서도 입증됐다. 도내 청년들은 지지하는 후보보다 ‘적합후보가 없다’는 답변을 더 많이 선택할 정도로 전북지역 자치단체장 후보들을 신뢰하지 않았다. '모름·무응답' 비율도 높았는데 그만큼 전북청년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정치·행정에 관심이 없다는 의미다. 광역·기초의원은 물론이고 자신이 사는 지역의 단체장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1일에서 3일까지 전북일보와 KBS전주방송총국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북도지사 조사에서 만18세 이상 20대 유권자들은 17.5%가 ‘적합후보 없음’이라고 답했다. '모름·무응답'항목을 선택한 비율도 25.2%에 달했다. 두 수치를 합치면 42.7%로 1∼2위 후보 지지율의 합을 웃돌았다. 전북교육감의 경우 ‘적합후보 없음’ 22.5%, '모름·무응답' 21.6%로 교육수장 후보들에 대한 청년층의 무관심이 반영됐다.
20대 청년들은 교육감은 물론 기초단체장 후보들에게도 냉소적인 반응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인구가 많은 도시지역일수록 심화됐다. 20대를 기준으로 '적합후보 없음'과 '모름·무응답' 비율을 살펴보면 높은 지역은 50%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비교적 낮은 지역일지라도 최소 20~30%로 그 결과가 수렴됐다.
지방선거에 대한 청년들의 무관심은 도내 단체장 후보와 지방의원 후보들의 일탈과 비위의혹, 도덕성 논란으로 혐오감이 더욱 번지면서 사전투표율 제고에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김성수 씨(31)는 “지역정치인들의 수준이 낮아도 너무 낮다”며 “지방의원들이 일반인보다 나은 게 도대체 무엇인지, 또 청년정치인은 어디서 어떤 경력으로 발탁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그런데 굳이 차악을 뽑자고 투표장에 나설 필요가 있겠냐”고 했다.
대학생 박현아 씨(23)는 “길거리에 걸려있는 장난스러운 문구가 담긴 현수막부터가 실망감을 자아낸다”며 “우리 또래 청년정치인들은 젊은 것 말고 무슨 경쟁력이 있어 저 자리에 있는 지도 모르겠고, 단체장 후보는 민주당 후보라는 데 그 정체성은 보수후보보다 더욱 꼰대같이 보여 신뢰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김윤정·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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