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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세목을 두루 담다, 김회권 시집 ‘사람의 풍경'

시력 23년에 이른 시인, 삶에 대한 내면의 태도 시적으로 형상화

김회권 ‘사람의 풍경’ 표지/사진=영풍문고 제공

김회권 신간 <사람의 풍경>(문학의전당)은 삶의 세목을 두루 담고 있는 시집이다. 세상사 고달픔 속에서도 시인은 성실하고 섬세한 태도로 삶의 순간을 기록한다. 올해로 시력 23년에 이르는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삶에 대한 내면의 태도를 시적으로 형상화했다.

“사람의 얼굴에도 풍경이 있다/ 창밖의 들녘 같고,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오늘도 사내는 거리 한구석에 앉아/ 지나가다 들르는 사람들에게/ 사람의 풍경을 그려준다// 햇살처럼 반짝였던 지난 아름다운 세월이며/ 꿈처럼 흘러가버린 옛이야기/ 그 안에 숲속의 작은 새처럼 숨겨진/ 잔주름이며 옅은 웃음기/ 아무에게도 말 못할 삶의 내력까지//(…중략…)// 수없이 연필 선이 오르내려 담아낸/ 한 폭의 풍경,/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겨온다”(‘사람의 풍경’ 부분)

세심한 감수성을 동원해 오래 간직하고 싶은 이의 모습을 살피는 시인의 눈길은 넓고 깊다. 특히 존재의 다양한 내적 원리와 풍경들의 가치를 환기하며 서정의 아름다움을 풍성하게 채워 나간다. 이 덕분에 인간의 가장 보편 정서인 서정의 미덕이 담긴 55편의 시를 볼 수 있다.

김회권 시인/사진=독자 제공 

이번 시집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리듬 현상이다. 명징하고 절제된 언어에 실린 간명한 묘사와 선명한 이미지가 어우러진 시편들은 운율의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시인은 소리의 반복, 동일한 형태소, 이미지와 어절, 시행 구성의 시각적 효과까지 다양한 어학적 구성요소를 시 곳곳에 배치했다. 운문과 산문의 이분법적 경계를 무너뜨려 시의 정체성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오늘날, 시인은 심장박동 같은 리듬의 형식을 차용해 시를 한층 시답게 하는 데 집중했다.

유인실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김회권 시인은 자신의 생과 이 세계 전부를 언어 구조물로 담아내려 한다”며 “그의 시는 서정적 주체들이 부조리한 현실적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인식을 통해 개인적 차원을 뛰어넘고자 한다”라고 분석했다.

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2002년 <문학춘추>로 등단했다. 시집 <숲길을 걷는 자는 알지> <동곡파출소> <우아한 도둑> <뜨거운 건 왜 눈물이 날까> 등을 출간했다. 오산신인문학상, 광명신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시작’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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