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부터 진북동 골목길 담벼락서 작은 미술관 운영 주민 1명 시작한 일⋯"현재 이웃이 함께 만들어가는 중"
“일상에 지친 이들이 길을 걷다 그림이 그려진 돌을 발견하고, 잠시라도 미소 지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습니다."
전주 진북동 우성유치원 주변 골목길 초입에 놓인 작은 팻말에 적혀 있는 문구다. 7년 전 누군가 놓기 시작한 손바닥만 한 돌멩이는 삭막한 일상을 깨우는 온기가 돼 골목을 지키고 있다.
이 기적은 진북동 주민이자 연극 배우인 김건희(45) 씨의 손끝에서 출발했다.
시작은 소박했다.
길거리 다니면서 발에 걸리는 돌멩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김 씨는 하루이틀 지나면 사라지는 돌멩이를 보며 ‘어딘가로 굴러갔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예뻐서 주워 갔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김 씨는 본인의 집 1층 단차를 활용해 0.1평도 안 되는 작은 미술관을 차렸다.
이를 지켜본 앞집 이웃, 일명 ‘이웃 아저씨’는 흔쾌히 집 담벼락을 내줬다. 말도 안 되는 ‘담벼락 무료 임대’가 성사된 순간이다.
위기도 있었다. 코로나19 당시 음주운전 차량이 담벼락을 들이받으면서 작은 미술관이 다 무너졌다. 이웃 아저씨는 무너진 본인의 담벼락보다 돌멩이 안부부터 챙겼다. 다시 모습을 갖춘 작은 미술관의 규모가 조금 더 커졌다.
김 씨는 “이웃 아저씨의 호의 덕분에 작은 미술관이 더 넓어져 마치 땅 부자가 된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제 이 골목에서 작은 미술관을 그냥 지나치는 이는 없다.
누군가는 미술관 관람료 주듯 장난감 돈을, 고맙다는 인사가 담긴 편지를, 직접 그림을 그린 돌멩이를, 그림 그리기 좋은 돌멩이를 두고 가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이 골목만의 다정한 문화가 생겨난 셈이다.
김 씨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나무돌 이야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이다.
그는 “돈 주고, 편지 쓰고, 심지어 일하라고 돌멩이 가져다 주는데 이걸 어떻게 이걸 멈추나”면서 “이게 다 사랑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은 일일지라도 이 과정에서 들인 시간과 마음을 생각하면 울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은 2년 동안 작은 미술관을 봤다는 직장인을 만났다”며 “매번 마음을 잡아 주는 게 있어서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듣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곳은 모두의 사랑이 있었기에 만들어진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