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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혼란스런 대통령의 새만금 해법

이경재 편집국장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방일기간중 새만금 4공구의 잔여구간이 1.5km나 남아있는 걸로 잘못 알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는 30여m를 남겨두고 있었지만 1.5km가 남았다는 허위보고를 받은 탓이다. 청와대 비서관이 잘못 보고를 했든, 새만금사업단이 거짓 보고를 했든 범상한 일이 아니다.

 

국가적 논란의 대상이 돼 있는 사안이라면 청와대의 누군가는 현장을 한번쯤이라도 들러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 청와대 비서진이 책임을 면치 못할 이유다.

 

허위보고 논란은 귀국 며칠 뒤 이 구간의 물막이를 저지하려는 환경단체들이 시위를 벌이자 불거진 사실이다. 노 대통령은 허허롭게 넘겼다지만 매사가 이런 식이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대통령학을 전공한 함성득교수(고려대)가 최근 "내각은 문제가 없지만 청와대가 국정난맥의 핵심”이라고 일침을 가한 까닭을 알만하다. 

 

대통령의 발언 알송달송

 

새만금과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알송달송해서 대통령 스스로가 '새만금 난맥'의 한 동인을 제공하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6월항쟁 16주년인 지난 10일 항쟁지도부 43명을 초청한 오찬간담회 자리에서는 새만금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환경을 황폐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농지보다 더 생산성 있는 용도도 찾아내고 환경도 지키겠다'고 말했다.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솔직이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개발하겠다'는 언급이나 '개발하면서 환경을 지키겠다'는 것이 실현가능한지도 의문이거니와 논리적으로 타당한지도 반문이 인다.

 

지난 5일 시장군수 초청 간담회 때에는 담수호 조성문제와 관련한 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기자들이 '진의'를 풀이하는데 많은 공력을 들여야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두달 안에 담수호냐 아니냐  판단을 해야 한다''담수호냐 아니냐 지혜를 모아봅시다'고 언급해 놓고 말미에는 '담수호 아니라도 아주 유용하게 개발해 쓸 수 있다'고 단언해 버림으로써 무얼 말하려 했는지 헷갈리게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말장난으로 비칠 오해의 소지도 없지 않다. 고도의 전문적 기술적인 문제를 놓고 한두달 안에 끝내야 한다고 시종을 다그치는 것도 넌센스다.

 

지난 5월20일 국무회의때 노 대통령은 중요한 발언을 했다. '신구상기획단은 전북에 치우치지 않도록 참여폭을 넓혀서 구성하고 신구상은 양측의 접점을 찾아가는데 노력하라'는 내용이 그것인데 이는 두가지 측면에서 모순의 극치를 이루는 대목이다.

 

하나는 '신구상기획단은 민주당이 구성하되 전북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라'는 당선자 시절의 지시를 뒤집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구상기획단이 앞으로 머리를 싸매고 구상해야 할 일을 대통령이 미리 '양측(전북도와 시민단체)의 접점을 찾으라'고 결론을 내 버림으로써 신구상기획단의 존재이유를 부정해 버린 점이다.

 

용은 커녕 고양이 그려야 할 판
 
신구상기획단에게는 앞으로 내부개발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를 거쳐 '옥동자'를 탄생시켜야 할 책무가 주어져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서서 '양측의 접점을 찾으라'고 주문해 버린다면 신구상기획단은 다양한 논의는 커녕 전북도와 시민단체를 동시 만족시키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동시만족의 절충형 방안이 과연 사업의 효율성이나 기술적 타당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지만 대형 국가프로젝트를 놓고 비전문가가 답을 내린다면 그것처럼 비효율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

 

대통령 발언의 일관성도 문제려니와 그로인해 용을 그리려다 호랑이도 못 그리고 고양이를 그린대서야 말이나 되겠는가. 이달중 구성될 신구상기획단의 활동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이경재(본사 정치부장)

 

 

 

이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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