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곤지' 전통혼례 좋겠네
가을, 바야흐로 결혼시즌, 각 예식장마다 문전성시다. 혼주에게 눈도장을 찍고 접수석에 축의금 봉투를 내밀면 주는 식권 한 장을 받아들고 곧바로 식당으로 향한다. 숙제하듯 치러지는 뻔한 결혼식은 볼 것도 없다는 표정들이다.
“각 집사는 표주박잔을 잔대 위에 올립니다. 집사는 표주박잔에 술을 따릅니다. 신부는 신랑에게 신랑은 신부에게 잔을 올립니다. 각 집사는 잔을 교환합니다. 신랑신부는 술을 마시고 잔을 놓습니다. 표주박으로 마시는 잔은 부부화합을 뜻합니다. 집사는 표주박잔을 합쳐 상위에 놓습니다. 둘이 화합했다는 선언적 의미입니다.” 전통혼례식순 중 합근례 과정이다.
나이 드신 하객들은 모처럼 어린 시절의 결혼식 장면을 회상하며 향수에 젖는다. 젊은 하객들은 생경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신랑 신부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실타래를 풀어내듯 정성을 기울이는 우리 혼례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있다. 집례가 어려운 한자어를 쉽게 풀이해주며 진행을 하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덤으로 축하공연까지 어우러지면 한바탕 잔치분위기에 모두들 흥겨워한다.
지난 10월3일 전통문화센터에서 셋째딸의 결혼식을 올린 김안나씨(58세 전주시 동완산동)씨. 어릴 때부터 전통혼례를 치른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딸의 선택을 흔쾌히 허락했다는 그는 “둘째딸은 서울의 고급예식장에서 결혼을 했지만 뭔가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만족스러웠다”며 “여수에서 올라온 사돈댁도 아주 좋아했다”고 전했다.
전주에서 전통혼례를 올리는 곳은 전주전통문화센터. 예식 시간은 12시와 14시로 하루 두차례 치러진다. 혼례시간은 앞놀이, 신랑입장, 전안례, 교배례, 합근례, 인사례, 공연(선택사항) 등으로 30여분 정도면 충분하다.
장소는 혼례청 앞 혼례마당으로 전통혼례식 분위기를 위해 70-100석을 준비하는데 혼주가 원할 경우 더 맞추어준다. 실내를 원하거나 우천 시는 경업당이나 한벽극장을 이용한다.
혼례비용은 대례상차림, 혼례용품 대여비, 혼례예복 대여비, 집례, 혼례소모품, 풍물 모두를 합하여 75만원, 사진은 11x14 8매 기준 45만원으로 총 120만원이 든다. 예식장과 폐백실은 무료다. 신랑신부 화장 헤어에어, 삼현육각 혼례음악, 축무, 비디오, 스튜디오 야외촬영비는 선택사항이다. 수익사업이 아니라 전통문화의 보급을 위한 문화사업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그다지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다. 피로연은 전통음식관인 한벽루를 이용한다. 여행연습을 위해 기럭아범, 가마꾼 4명, 수모 2명이 혼인식 1시간전에 나와 준비하면 무리없이 혼인식이 진행된다.
전통문화센터 혼례주임 김숙자씨는 “1년에 80여 차례 혼례가 이루어지고 이중 10% 가량은 한쪽이 외국인인 경우”라고 소개했다. 대부분 부모님보다는 젊은 신랑 신부들이 원해서 전통혼례를 올린다며 우리 전통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젊은이들이 많아져 흐뭇하다고 말했다.
전주향교에서도 전통혼례를 치른다. 예식비가 30만원으로 저렴하다.
문의전화 전주전통문화센터 (280.7060) 전주향교 (288.4548)
/이금주·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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