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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은행 가계대출 손놨다

기준금리가 2%인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행 영업 행태와 금융 소비자들의 재테크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대출을 하면 오히려 손해'라며 은행들은 가계대출 영업을 손 놓고 있다. 대출을 하더라도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가산금리를 더욱 높이는 `편법'을 동원하는 실정이다.

 

주식, 부동산, 펀드 등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가운데 은행 정기예금 금리마저 3%대로 곤두박질 치면서 시중자금은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건질 수 있는 서민금융기관을 기웃거리고 있다.

 

◇ 가계대출 `개점휴업'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가계대출 심사를 한층 깐깐하게 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모 영업점 관계자는 "돈이 급한 실수요자 이외에 투자목적이 있거나 주택을 추가로 사려는 사람은 대출을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압박 등으로 영업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난 데다 대출을 하더라도 `남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권 가계대출의 전월대비 증가액은 지난해 11월 1조8천억 원에서 12월 1조6천억 원이었으나 올해 1월에는 1조7천억 원 감소로 돌아섰다.

 

91일 물 CD 금리는 올해 들어 1.36%포인트 하락한 2.57%(13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와 연동해 은행들이 고시하는 이번 주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국민은행 3.4∼4.9%, 신한은행 3.51∼4.81%, 하나은행 3.77~5.47% 등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예금취급 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37조 원으로, 이 중 90% 이상이 변동금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200조 원 이상은 시중금리 인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은행들은 따라서 신규대출이나 기존 대출의 만기를 연장할 때 높은 가산금리를 붙이고 있다. 조달비용 등을 감안해 은행이 정하는 가산금리는 국민 0.76~2.26%, 신한 0.8∼2.1%, 하나 1.2∼2.9% 등으로 고시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높게 운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 금리가 내려가면서 최고 가산금리를 붙여도 역마진이 나고 있어 영업점 차원에서 고객의 신용도 등을 감안해 가산금리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중금리 인하를 체감할 수 없다는 민원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등에 잇따르고 있다.

 

한 대출자는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연장하러 은행에 갔더니 가산금리를 CD 금리보다 높은 2.7~3.5%로 제시했다"면서 "이를 따졌더니 대출받기 싫으면 대출을 갚고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비과세 혜택받자..금 투자도 인기

 

시중금리 하락으로 은행 예금금리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우리, 하나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3.40%와 3.60%이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 등을 빼고 나면 1년 뒤 이자를 손에 쥐기는커녕 원금마저 까먹게 된다.

 

따라서 셈이 빠른 소비자들은 비과세 혜택이 늘어난 농.수협 단위조합이나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에 돈을 맡기고 있다. 종전까지는 이들 기관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1인당 2천만 원까지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고 농어촌특별세 1.4%만 내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한도가 3천만 원까지 늘어났다.

 

실제로 농협 단위조합의 예탁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156조 원, 12월 158조 원에서 올해 1월 162조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수협 단위조합의 예탁금 증가액도 작년 11월 571억 원, 12월 2천17억 원에서 지난달 3천5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금값은 지난 12일 기준 온스당 948.50 달러로 950달러에 육박한 상태다. 안전자산에 대한 신호 현상으로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금 투자 상품에 대한 문의도 부쩍 늘고 있다.

 

금 실물(골드바)과 금 적립계좌 상품을 판매하는 신한은행의 월 평균 금 거래량은 2007년 963㎏, 2008년에는 3천681㎏으로 급증했다. 올해 1월에도 2천916㎏에 달했다. 계좌를 이용해 금 거래를 할 수 있는 신한은행 `골드리슈'의 수익률은 최근 1개월간 18.07%, 최근 6개월간은 57.17%에 달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금값이 급등하면서 금 거래량은 다소 줄었지만, 경기 전망이 어두우면서 거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금 실물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값이 이미 높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온스당 1천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은행 예금보다는 단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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