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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돌과 자연의 대화 '깊은 울림을 찾다' 소찬섭씨 '마음길' 展

석조각가 4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

정과 망치로 수없이 돌을 두드리고 쪼느라 석조각가 소찬섭씨(41)의 손은 굳은살 투성이다.

 

투박하고 거친 돌과의 '수담(手談)'만이 마음길을 닦아가는 과정.

 

10월4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마음길'展.

 

22일 개막 당일에도 그는 전시장에서 땀을 비오듯 흘리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제부터 꼬박 전시장에 붙어 있었어요. 이놈들이 얼마나 무거운지. 석조각은 저처럼 미련하지 않으면 못한다니까요."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은 25점. 종교적인 색깔이 짙었던 2007년 '명상전' 대신 올해는 맑고 투명한 마음길을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명상적이다. 고개를 숙인 채로 생각에 잠겨 있거나 손을 모아 무언가 갈구하는 형상. 여신의 머리 위에 얹은 구름과 새, 달은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마음 - 저녁달'은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게 질감을 표현, 구름과 초승달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분위기를 드러낸다.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머리위에 짊어진 '여신 - 관조'는 평화로운 시선으로 지친 삶에 쉼표를 건넨다.

 

작가는 "돌은 참 과묵하다"며 "최소한의 조형미로 다듬어 내밀한 속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내가 의도한 서정적 울림이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조각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 시절 서양화도 해봤지만, 한번도 자신의 작품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돌은 달랐어요. 맘에 안 들어도 부수기도 힘들고, 버리지도 못하니까요.(웃음)"

 

일부 작품은 육중한 무게 때문에 전시하기가 곤란해 한지로 뜬 작품을 대신 걸었다. 작가는 의도했던 질감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며 아쉬워하는 말투.

 

"커다란 변화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작가는 말을 아꼈다. 과묵한 돌과의 대화에 길들여진듯 보였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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