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한 인형으로 미술치료 도전"
7남매 가족 이야기를 닥종이 인형에 담아냈던 작가 소빈씨(41·남원시 조산동).
12월 서울 전시를 앞두고 최근 팔순 어머니의 삶을 새기느라 바쁜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한지와의 인연은 20여 년 전. 닥종이 인형을 만진 것은 벌써 10년이 됐다. 1970년 남원 춘향제 때 떡을 팔기 위해 마당에서 달떡을 만드시던 어머니, 수줍어만 하다 만든 떡을 채 풀어 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곤 하던 어머니의 삶과 표정이 잘 녹아있는 인형이다.
제작 기간만 수개월, 길게는 1~2년이 걸린다. 우리 민족의 전통한지인 닥종이가 가진 질감과 그것을 잘게 찢어 차곡차곡 덧붙여 만든 정성에서 개성과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투박함이 도드라지는 기존 닥종이 인형의 고정관념을 깨고 틀에 박히지 않은 과감한 인체 비례가 특징. 주로 어머니의 사랑과 추억을 주제로 하기 때문에 서구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그의 작품에 대한 반응은 외국인의 관심이 더 뜨겁다. 2001년 월드컵 파리 홍보 박람회장 전시를 시작으로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전시가 호응을 얻고 있다.
파리 전시회에서 한 관람객이 작품을 보며 소리 없이 흘리던 눈물은 아직도 그에게 아스라한 추억과 고마움으로 남아있다.
그의 바람은 광주에서 새롭게 공부하는 미술치료와 음악치료, 그리고 식물을 접목시켜 예술을 통한 치료 공간을 꾸미는 것이다. 그는 닥종이 인형을 통한 미술 치료가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 알록달록한 색깔이 주는 고운 색감이 순화작용을 한다고 믿는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집에서 하듯 와서 차도 한 잔 하고, 수다도 하면서, 자연을 즐기는 문화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노력하겠다는 의욕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인고의 시간 속에서 빚어 낸 닥종이 인형 속에 아련한 표정의 '우리'가 풋풋한 그 시절의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이진선 여성객원기자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