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전시] 열정 새겨넣은 서각의 세계로

서예가 최수일씨 개인전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서예가 현봉 최수일씨의 개인전을 보면, 서각의 세계가 넓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선현들의 좋은 글귀를 나무에 새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대적인 색감을 넣고 화면을 구성해 과감하지만, 절제된 미감을 드러낸다.

 

11일부터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제6전시실에서 일곱번째 개인전을 갖는 최씨. 서예에 입문한 뒤 동양화, 서양화를 거쳐 86년부터 서각을 했다.

 

"소설가들이 소설만 알면 글 잘 쓸 수 있나요? 모든 것을 다 섭렵해야 응고된 '무엇'이 나오겠죠. 다양한 경험이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전은 구상을 많이 했어요."

 

그는 늘 새로운 시도에 목이 마른다. 단단하고 문양이 아름다운 느티나무와 색을 잘 먹는 은행나무에 '칼 맛'을 내 입체감이 살아 있고, 따뜻한 느낌이 드러나도록 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여체를 새겼는가 하면, 작품과 배치되는 전혀 다른 제목을 붙이는 등 변화를 추구했다. 삶을 담금질하는 마음으로 쓴'無心之心(마음이 없는 마음)'을 비롯해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게 하라는 경구가 담긴 '사랑'에 이르기까지 은은한 묵향이 묻어난다.

 

"미개척 분야라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죠. 서각을 이렇게 하는 사람은 없어 혼자 끙끙 앓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는 10개월 전 완주군에 작업실을 짓고, 스스로 몰아대며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막상 해놓고 보면 어설퍼 보이는 점이 많지만, 더 나은 작품에 대한 고민은 해를 더할수록 강해진다고 했다.

 

앞으로 미술서예, 디자인서예를 통해 문자의 조형성을 살리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

 

"자유로우면서도 쉽고 재밌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늙어도 서운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전주대 국어국문학과, 동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한 최씨는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 전북도서예대전 초대작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큐레이터를 역임한 바 있다.

 

이화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오피니언피지컬AI와 에너지 대전환과 협업이 우리의 미래다

경제일반[주간증시전망] 기존 주도주 비중 확대나 소외 업종 저가 매수가 바람직

군산한국건설기계연구원, 미래 건설기계 혁신·신산업 육성 앞장

오피니언[사설]미래 핵심 에너지기술 ‘인공태양’ 철저한 준비를

오피니언[사설] 위기의 농촌학교 활력 찾기, ‘자율중’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