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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한지·천연염료에 녹아든 고독

동양화가 고기현 전시회…1월20일까지 공유갤러리

'심연으로 돌아가다' (desk@jjan.kr)

미키마우스에 푹 빠진 작가. 2년 전 먼지가 내려앉은 채 작업실 구석에 내팽개쳐 있는 미키를 발견하면서 동양화가 고기현씨는 "마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늘 웃고 있지만, 그 너머로 고독하고 쓸쓸한 표정이 읽혀져 남모를 위안을 받았던 것 같다.

 

이번 개인전에서 그는 미키를 꺼내들었다. 작품 전반에 나타나는 정서는 고독. 자연친화적 소재인 한지와 먹, 천연염료를 사용했다는 점에서는 이전과 같다. LED조명을 접목시켜 화려하면서도 한지의 질감이 주는 소박함과 따뜻함이 동시에 교차되는 점이 특징.

 

'심연으로 돌아가다'(return to mind)는 본연의 자신을 되찾고 싶은 마음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거대한 소라껍데기는 자연. 그 앞에 쓸쓸하게 놓여진 미키 의자는 바로 그다. 작은 소라집은 그가 돌아가야 할 은신처. 깜빡거리는 LED는 생성과 소멸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찾다'(search around)는 또다른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드러냈다. 알몸의 미키가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듯 그의 방황은 현재진행형. 몽환적이면서도 고요한 자신과의 조우를 통해 삶의 진정성을 되묻고 있다.

 

"판넬을 뚫어 LED를 넣으려다 보니, 홀을 파내는 게 쉽지 않았어요. 한지와 먹이 번짐이 많아 홀을 막아버리기도 했구요. 앞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의 자유롭고 은밀한 사색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미키는 물론 LED는 앞으로도 계속 풀어내야 할 과제. 이번 전시는 1월20일까지 공유갤러리에서 계속된다.

 

고씨는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 홍익대 미술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으며, '2005 대한민국 여성미술 대전 특선'(2005)과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대상'(2006),'평화미술대전 입선'(2008)을 수상한 바 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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