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전주메디클리닉 원장)
엉덩이가 가장 발달한 동물은 무엇일까.
정답은 인간이다.
엉덩이의 발달은 직립보행을 가능케 했고, 두 손을 해방시켜 '도구를 쓰는 인간'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우리 나라 사람의 15~20%는 엉덩이가 부실해 뼈가 부러지거나 고관절 질환으로 고생한다.
튼튼한 엉덩이를 가지려면 영양분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과 적절한 운동, 그리고 절제된 음주 습관이 필수적이다.
어느 날 오른쪽 허벅지와 엉덩이가 아프다고 발을 절뚝거리며 필자를 찾아온 50대 중반의 남자가 있었다.
그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어 힘든 일을 많이 하고 있으며, 습관적으로 술을 많이 마셨다.
"MRI를 제외한 다른 검사는 다 해 봤어요. 하지만 특별한 이상을 찾지 못했어요. 언제부턴가 오른쪽 고관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얘기를 듣곤 했어요. 걸을 때 왼쪽 보폭이 반대쪽에 비해 이상하리 만치 많이 짧아요. 요즘은 밤에 자다가도 허벅지 통증을 느껴서 깬 적도 있고, 아빠다리 하기도 힘들고, 또 오래 못 걸어요."
필자가 검사를 해보니 오른쪽 고관절의 운동 범위가 많이 줄어 있었다.
고관절 질환이라 판단하고 MRI검사를 실시한 결과, 진단명은 대퇴골두의 무혈성 괴사였다.
불행히 반대쪽에서도 무혈성 괴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환자는 우측 고관절에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고관절대치술을, 좌측 고관절은 감압술을 받았다.
고관절은 엉덩이 관절이라고도 하는데, 우리 몸의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관절이다.
고관절은 인체에서 가장 몸무게를 많이 지탱하는 부위중의 하나로, 대퇴골의 상부인 공 모양의 뼈(대퇴골두)와 이 뼈가 들어 갈 수 있는 주머니로 구성되는데, 고관절의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에서 발생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우리나라 고관절 질환의 70%를 차지할 만큼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막혀 뼈 조직이 괴사하는 증상을 보인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과다한 음주, 스테로이드의 과다 사용, 신장 질환, 또는 대퇴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 등 외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증상이 시작돼도 통증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증은 대개 갑작스레 시작되고, 걸을 때는 통증이 심해져서 절뚝거리게 되지만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는 통증이 덜하다.
이 질환은 최근 들어 발병률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40~50대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는 발병률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 밖에 골다공증이 있거나 뼈가 약한 노년층의 경우, 넘어지거나 혹은 무언가에 부딪혀 엉덩이 부위에 충격이 가해지면 골절이 일어나기 쉽다.
노년층에서 특히 고관절 골절을 주의해야 하는데, 이유는 골절 직후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오랫동안 안정을 취할 경우 자칫 폐렴이나 욕창 등의 합병증으로 생명까지 위협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생선, 우유 미역, 김 등 칼슘이 많이 든 음식과 비타민 K가 풍부한 상추를 비롯한 채소, 육류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수시로 햇빛을 쬐어 비타민 D를 흡수하는 것도 뼈와 관절 건강에 좋다.
또 관절의 연골은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관절액의 순환이 촉진되면서 연골의 젊음을 유지하지만, 운동을 안하면 관절액이 고여 있게 되어 연골이 약해진다. 운동은 수영이 으뜸이며 등산, 스트레칭도 좋다.
영양분이 풍부한 음식, 적절한 운동, 그리고 절제된 음주 습관으로 고관절의 건강을 지켜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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