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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의 간' 빼먹은 새마을금고

엄철호 익산본부장

금융기관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직장중에 하나다.

 

비록 예전과 다른 근무 여건으로 지금은 상황이 급변해 다소 척박해졌다고 하지만 금융기관 근무는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다.

 

높은 봉급쟁이로서 황제의 직장으로 불러도 무방할 듯 싶은 이런 화려한(?) 직장에서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서민들을 우롱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익산 시민들이 분노 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지난 12일 전산프로그램 조작을 통해 대출금리를 올려 받는 수법으로 고객의 돈 1억여원을 가로챈 익산의 A 새마을금고 전무(51) 등 임직원 5명을 새마을금고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CD금리가 하락해 주택담보대출(CD연동금리) 수익이 감소되면서 적자가 예상되자 전산프로그램을 조작하여 가산금리를 올려 고객 유모씨(53) 등 77명으로부터 1억여원을 챙겼다는게 사건의 전모다.

 

더구나 이들은 빼돌린 범죄수익금을 휴가비와 성과급, 배당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벼룩의 간을 빼먹어도 유분수지, 정말 치사하고 낯짝 두꺼운 파렴치한 작태가 아닐수 없다.

 

새마을금고란곳이 도대체 어떤 곳이던가.

 

우리 고유의 자율협동조직인 계나 향약 등의 마을공동체 정신을 계승하는 금융협동조합으로서 대표적인 서민금융이 아니던가.

 

또한 새마을금고는 친서민 금융을 표방한 풀뿌리 금융기관 답게 대부분의 점포가 전통시장 인근에 위치해 있는 등 우리동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금융기관이 바로 새마을금고가 아니던가.

 

이런 동네 금융기관이 이웃을 상대로 벼룩의 간 빼먹기에 나섰다고 하니 그 어찌 개탄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지역 주민과 함께 상생하는 제 임무를 다 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그들을 등쳐먹었다고 하니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이들의 작태는 사실상의 날강도 짓이나 다름없는 범죄행위다.

 

특히나 그들은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막노동을 하는 사람이거나 영세 상인, 택배기사 등 소액대출자만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아울러 일부는 피해사실을 알았지만 대출금 일시 상환 요구가 두려워 신고를 꺼렸다고도 한다.

 

단순한 범죄를 넘어 너무 고의적이고 악질적이다.

 

영세 채무자들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마구 흔들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현재의 익산 여론은 분노의 뭇매다.

 

최소한의 상도덕이나 기업윤리를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가운데 가로챈 고객의 돈으로 휴가비와 성과급 잔치를 벌이며 희희낙락 했을 그들을 생각하니 울화통이 또다시 치밀어 온다.

 

어렵사리 모은 종잣돈을 굴려 한푼이라도 이자를 더 받아보고 싶은 욕심에서 해당 새마을금고를 찾았던 선량 고객들에게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고 되묻고 싶다.

 

경찰은 다시는 이런 몹쓸짓을 하지 못하도록 관련자 모두를 일벌백계로 엄중 처벌해야 한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물쩍 넘어가서는 절대 안되기에 혹시나 하는 우려에서 한번 짚어보는 지적이다.

 

더불어 해당 새마을금고도 파면 등 관련자들이 더 이상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분명한 책임 묻기를 통한 자기 반성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만일 유아무야,어영부영,얼렁뚱땅 넘어가면 선량 고객들을 두번 세번 죽이는 또다른 파렴치한 작태기에 하는 말이다.

 

서민을 등치는 사회는 결단코 공정사회가 아니다.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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