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오후 5시에 찾은 파리 몽갈레 활동센터. 우리나라로 말하면 문화의집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활동센터는 파리 시청의 문화정책을 바탕으로 예술가가 아닌 예술을 즐기는 시민들을 양성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비교적 저소득 계층이 많은 파리 외곽에 위치한 이곳은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시민들로 수강 등록을 할 때면 아침부터 줄을 길게 선다. 한창 수강 등록·변경을 받는 기간이라 그런지 센터 안은 분주해 보였다.
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활동센터를 운영하는 길버트 로자메어(63)와 다미엔 로자메어(29) 부자(父子)는 "시민들이 활동센터를 많이 찾는 데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수강료를 달리 주는 정책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사회당이 집권하면서 각 가정의 소득 수준을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해 파리에 50여 개 활동센터를 만들어 문화예술 향수권을 확대시키려고 노력해왔다는 것. 길버트는 "1시간 단체 활동 수업의 경우 연간 수강료는 소득 수준에 따라 10여 만원(69.60 유로)에서 40여 만원(277.80 유로)까지 차이가 난다"고 했다. 지역문화회관, 만인의 집, 청소년문화회관, 여가문화센터 등 각기 이름을 달리한 지역의 활동센터는 민간 위탁으로 5년 단위 재계약이 이뤄진다.
수강료를 차등 지급해 시민들의 문턱을 낮춘 정책 덕분에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매주 6800여 명이 넘는다. 다미엔은 "선착순으로 수강 신청을 받기 때문에 아쉽게도 등록을 못한 시민들은 다른 센터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면서 "여기에도 값비싼 수강료를 요구하는 센터 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총 45개 수업 중 압도적으로 인기 있는 수업은 춤·운동·악기 연주다. 공예·사진·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수업은 예술가가 아닌 예술 감각은 갖되 국가의 다양한 기관의 교육을 거치고 인증을 받은 자들만 진행한다.
길버트는 "그러나 유명 예술가는 아니고 예술품을 생산해 낼 만한 소질이 있는 지를 보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라면서 " 아쉽게도 이들 역시 생활비를 벌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업료는 아니기 때문에 대개 교직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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