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⑮ 프랑스-파리市 주민 친화적 문화정책 - 파리지앵에게 문화 불평등은 없다

10월 '백야축제' 형형색색 조명 환상의 밤 설치미술 등에 탄성 작렬…7·8월 '파리 플라주' 세느강 일대 차 통행금지 도심서 바캉스 즐기기도 8월 '영화 세계로' 3일간 관람료 대폭 낮춰 400여곳 극장 행사 다채

▲ 매년 10월 첫 번째 토요일, 프랑스 파리의 밤은 환상의 빛 물결이다. 토요일 자정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백야축제에서 관광객들이 빛에 흠뻑 취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나 지자체가 문화예술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최우선 목표는 '문화와 예술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이다. 문화 다양성을 최우선으로 치는 프랑스 사회가 겉으로는 다양한 문화가 비교적 잘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아 보여도, 실제 저소득층을 차지하고 있는 건 흑인·아랍계로 사회 통합의 과제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시의 정책적인 방향은 문화 불평등을 해소시켜 사회 통합의 간극을 해소하는 데 있다. 파리 시청이 추진하는 주민 친화적 문화정책을 알아보았다.

 

 

△ 10월엔 조명으로 물들이는 '백야 축제'

 

파리의 백야(白夜·Nuit Blanche) 축제는 고요한 파리의 밤을 즐기던 파리지앵들을 잠 못들게 한다. 2001년 취임한 사회당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2002년 10월 첫 번째 토요일에 백야 축제를 기획했다. 토요일 일몰과 함께 시작 돼 다음날 일요일 정오에 끝나는 축제는 파리의 밤을 형형색색 조명으로 화려하게 물들여 밤만 되면 깜깜해졌던 파리의 또 다른 면모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아랍세계연구소·자만스키 타워·프랑스와 미테랑 도서관 등 파리 명소에는 각종 조명이 설치되면서 밤 늦게까지 박물관은 무료 개방된다.

 

축제는 2005년부터 콘서트, 비디오·설치미술, 퍼포먼스 등이 추가되면서 훨씬 다양한 모습을 띄게 됐다. 특히 국내·외 유명한 예술가와 작품을 직접 만나도록 주선해 축제 기간 파리 자체를 하나의 커다란 현대 예술작품으로 변모시키는 인상을 받게 한다.

 

또한, 시는 시민들이 효과적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장소들을 연결하는 산책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파리 중심을 가로지르는 산책로', '새로운 물결', '축제의 밤', '웃기는 장소', '천국의 길' 등으로 운영해왔으나 최근엔 파리 중심부·동부·서부·외곽·세느강 일대 등으로 나누어 분포됐다. 시는 자전거 2000대를 준비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밤새도록 버스와 유람선이 운행되도록 하는 등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백야축제의 성공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2003년부터 로마와 브뤼셀이 가담, 2004년부터 몬트리올에서도 백야축제가 열리고 있다.

 

 

△ 7~8월엔 세느강변에서 바캉스를

 

파리는 7월 중반부터 8월 중반까지 세느강 일대(3.8km)를 해변처럼 꾸미고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는 '파리 플라주'(Paris Plage)를 전개해왔다.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 행사는 파라솔·야자수 등을 동원시켜 바캉스를 떠나지 못한 파리 혹은 인근 주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세느강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파리 시민 40% 이상이 승용차가 없는 데다, 승용차 비율을 점차 줄이고 대중교통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시의 정책적 방향과도 일치했다.

 

그 결과 세느강을 따라 비치가 설치되고, 강쪽으로 난 2차선 길은 자전거·인라인 스케이트·보행자 산책로 등으로 이용됐다. 행사 기간 내내 70여 개의 공연·이벤트는 물론 암벽 타기·골프·낚시 등 각종 스포츠 강습실, 7~12세 아동들을 위한 미니 클럽까지 다양한 계층을 껴앉는 결과 매년 200만 여 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결국 이는 들라노에 시장의 정치적 성공으로 이어졌고, 이 성공에 힘입어 파리 플라주는 연중 행사로 자리잡게 됐다. 하지만 세느강 일대 교통 통제는 우파와 좌파의 정치 공방으로 이어지긴 하나, 상업성을 배제한 문화행사로 이끌어9가겠다는 시장의 확고한 의사로 인해 성공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 8월 3일간 4300원으로 영화 관람을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극장을 찾았는데 저렴한 요금 때문에 깜짝 놀랐어요".

 

지난 18일 벨기에 출신 올리비에 드부아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 18일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UGC 조르주생크극장의 매표소 앞에는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약 1만5000원(10.5 유로)이던 관람료가 4300원(3유로)로 낮아져서다. 시가 2002년부터 프랑스국립영화협회(FNCF)와 새로운 영화 시즌을 여는 의미에서 매년 8월 3일간 4300원(3유로)로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주선한다. 이는 감독에겐 작품 제작의 기회를, 제작자에겐 안정적인 투자를, 영화 기술인들에겐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한다.

 

파리에 있는 400여 곳 모든 영화관들 또한 다양한 할인 행사와 제도를 통해 관객들의 영화 사랑을 부추긴다. 영화광들에게는 한화로 월 3만원에 해당 극장 체인에서 영화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회원제 카드(고몽 & 파테 극장의 르 파스, UGC & MK2의 일리미테)가 있다.

 

아이들이 조르는 바람에 이곳을 찾았다는 크리스토프 장 밥티스트는"2만5000원(17.5 유로)에 온 가족이 영화를 볼 수 있다. 평소라면 둘이 볼 가격으로 다섯 식구가 보는 셈"이라고 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외에도 영화 비수기에 해당하는 3·6·9월도 다양한 할인 이벤트가 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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