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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내고 채워넣고…넘치지 않는 잔잔함

한지공예가 송수미씨 개인전 18일까지 도립미술관 서울관

▲ 송수미 作 '나눌 수 있는 호흡'.

섬유공예가 송수미(47)씨는 의외의 면이 많다. 활달할 것 같으면서 낯을 가리고, 쿨할 것 같으면서 마음이 여린 구석이 있다.

 

지난 12일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송수미 개인전'함께 나눌 수 있는 호흡'을 보노라면 그런 의외성을 정직하게 만나게 된다. 마음 한 켠에 밀쳐둔 우울함이나 슬픔이 그리움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뚜벅뚜벅 걸어나올 무렵, 작품들이 하나씩 완성됐다. 그래서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비워내기'와 '채워넣기'의 반복"이라고 말한다.

 

곁에 있어도 사람이 그리울 때, 작업에 대한 확신이 도무지 들지 않을 때 한지는 그를 다독이고 위로해준 오랜 친구. 1991년 전북미술대전 대상 수상 이후 줄곧 한지로 위로받았다.

 

재료를 먼저 선택하지 않고, 기법을 먼저 선택하는 작업방식은 여전하다. 매일 내쉬는 숨이 같지 않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진행되듯 매일 봐오던 재봉틀·그릇 등 소도구와 평범한 사람들을 다양한 층위로 바라보며 작품에 접목시킨 작품이 대다수. 누구라도 가장 은밀하면서도 정직한 모습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가족의 빛바랜 흑백사진을 통해 삶의 잔잔한 풍경과 그것이 지닌 역사성의 의미를 드러내는 방식은 그러나 깊어졌다.

 

"특별한 건 좋지만 넘치는 것은 싫다"는 작가의 고민은 이렇듯 한지 안에서 밀도를 높여가고 있다. 오랜 작업으로 굳어진 그만의 스타일은 현란한 변주를 원하는 이들에겐 다소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의 아홉번 째 개인전은 1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이어진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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