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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인사 앞둔 이한수 시장에게 고함

▲ 엄 철 호

 

익산본부장

이한수 익산시장의 머릿속이 요즘 심히 복잡할 것 같다. 2013년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승진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여기저기 인사청탁은 들어오고, 비방·음해 소문도 들려오고 있으니 말이다. 인사철을 앞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들려오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이번엔 승진 규모가 대폭 줄어든데다 향후 1~2년간 별다른 승진요인이 없다보니 좀 더 심해진것 같다.

 

투서(投書)란 남을 헐뜯거나 직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익명으로 잘못이나 약점을 고발하는 글을 말한다.

 

투서의 폐해는 조선시대에도 극심했다. 태조 때 간행된 '대명률직해'에 나오는 '투서한 자는 교수형에 처한다'는 대목이 그 증거다. 그래도 수그러들지 않았던지 숙종은 투서를 보고 불태우지 않은 사람도 귀양을 보냈다.

 

공직사회에 갖가지 투서가 난무하고 있다는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이들 투서는 자칫 조직을 와해시킬수 있는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한편으론 비리를 밝혀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니 정말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며 그 뭐라고 꼭 찝어 말할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 대목에서 한번 되짚어 볼 문제가 있다. 일단 투서행위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투서 열 개 중 아홉은 허위다. 몇몇 사실에 근거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신빙성이 없고, 지역에서 떠돌고 있는 '누가 누가 뭐를 했더라'라는 식의 '카더라 통신'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내용도 업무와 상관없는 사생활 등을 주로 담고 있다. 게다가 사회적 고발 측면보다도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과 밀접하거나 경쟁상대를 죽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니 정말 큰 문제다. 더구나 기관은 물론 지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조직 불신을 부채질하는 투서들이 점점 먹혀가는 풍토조성으로 변해가고 있다는게 더욱 큰 문제다.

 

근거없는 음해성 투서에 대해 뚜렷한 근절 방안은 없고, 그 피해는 애꿎은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으니 그저 답답할 노릇이다. 여기에다 한술 더 떠 인사철만 되면 활개치는게 또하나 있다. 바로 특정인 겨냥 음해성 악성 루머다. 루머 역시 투서와 마찬가지로 속성상 특정인을 비난하거나 폄훼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정인에게 '주홍글씨'를 씌워 마치 결격자인양 입소문을 퍼뜨리는 음해 세력들까지 등장하고 있을 정도니 익산시 공직사회가 정말 이래서야 되겠는가.

 

인사를 앞두고 자신의 승진이나 자리를 얼마든지 부탁할 수 있다. 또 특정인을 칭찬하거나 저 사람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평가도 가능하다. 이 정도면 인지상정 수준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정신적 고통은 전혀 생각치 않고 일단 나만 살기위해 미확인된 온갖 소문을 악의적으로 퍼뜨리면서 상대 죽이기에만 골몰하는 못된 심보(?)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본다. 인사권자의 합리적 판단과 검증을 흐리게하면서 조직문화를 해치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해치는 암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게 바란다. 그간의 업무능력과 자질, 주변의 평가 등을 종합해 공정한 인사를 단행하겠지만 이번엔 한가지 더 검증항목을 추가해줬으면 한다. 인사철 관행으로 그냥 가볍게 넘기지말고 올바른 인사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헛소문·허위·비방 등을 일삼는자는 끝까지 추적해 그 책임을 물어주기를. 그 누구를 승진시키고 주요 보직에 앉히는 것 보다 서로를 믿고 존경하며 신뢰하는 훈훈한 익산시 공직문화 분위기 조성이 더 급선무이기에 재차 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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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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