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대표적 보신 음식인 양고기와 관련해 유래된 고사성어가 있다.
'양두구육'이다.
이 말은 정육점에서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다. 겉은 훌륭해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못할 때, 겉과 속이 다를 때 흔히 쓰는 말이다. 익산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전북에너지서비스의 이중적 행태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수년동안 수억원의 각종 접대비와 기부금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생색은 자신들이 내왔던 사실이 이번에 들통났기 때문이다.
국회 오영식 의원(서울 강북갑·민주당)에 따르면 전북에너지서비스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접대비 3억 2017만원과 기부금 6억2258만원 등 총 9억 4275만원을 도시가스 공급비용에 포함했다.
(11일자 9면 보도)
생색은 회사가 내고, 그 부담은 도시가스요금을 납부하는 소비자에게 떠 넘긴 것이다. 전북에너지서비스의 공급비용이 도내 도시가스 공급사들 중에서 가장 비쌌던 이유가 다 있었던 것 같다.
아울러 이 기업의 이같은 이중성이 수년간에 걸쳐 자행될수 있었던것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시가스회사 공급비용 산정기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데 비록 불법은 아니라고 하나 도덕적으로 비춰볼때 전북에너지서비스의 두 얼굴을 보는것 같아 그저 씁쓸한 뒷 맛만 남는다.
특히 기부금에 있어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기탁이 아니라 자체적인 사내복지기금 4억원 조성 등 도시가스공급사업과 무관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그동안 전가했다고 하니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말로는 항상 소비자의 더 큰 만족과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어려운 이웃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장학사업, 청소년 및 노인복지시설 지원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지역사회와의 상생·발전에 나서고 있다고 떠벌이더니 뒤로는 꼼수 부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 같아 정말 울화통이 터진다.
그저 익산시민을 바보로 알고 봉으로만 여겼다는 생각밖에 달리 할말이 없다. 이런 행태는 당연히 지탄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해가 가지 않은 뻔한 변명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을 결정하는 운영경비 등 공급비용에 기부금과 접대비를 포함시킨건 맞지만 요금결정에 있어 인정받지 못해 소비자 요금에는 결코 반영시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어불성설이다.
지금 도시가스요금에 반영시켰고 안시켰고를 따지는게 아니라 어떻게 그런 발칙한 발상을 했는지를 탓하고 있는것을 그들만 모르는것 같다.
소비자들을 두번 우롱하는 파렴치한 작태임을 경고한다.
아무쪼록 재수가 없어 이번에 걸려들었다고 생각치 말고 당신네들이 경영 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세상을 따뜻하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이 과연 어떻게 하는것인지를 깊게 생각해보고 분골쇄신해주길 바랜다.
더 나아가, 한두 번 속여서 양고기 대신 개고기를 팔수는 있지만 결국엔 탄로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꼭 명심하고 양두구육이 아닌 양두양육(羊頭羊肉)의 정의를 실천하는 진정한 기업으로 거듭나 익산시민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서 주길 간절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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