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포 쏘며 추격전 해경 인명 피해 일쑤 / 함정 선회 불편 악용 조직적 진로 방해도
해경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우리 측 배타적경계수역(EEZ) 내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어장은 황폐화되고 있다. 치어까지 싹쓸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우리 해경에 맞서 중국 어선들은 폭력으로 대항하기 일쑤다. 불법어로 선박의 저항이 흉포화하면서 최근 10년 동안 사망하거나 다친 해경만 60여명에 이른다.
이에 본보는 긴박한 불법조업의 단속 현장과 불법조업 실태와 문제점 등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이달 16일 오전 9시 군산해경의 3000톤급 '3010 경비함(함장 김국성 경정)'이 서해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향해 7박8일의 일정으로 출항했다.
시속 12노트(22㎞)의 경제속도를 유지하며 4시간여의 항해 끝에 EEZ구역에 도착한 3010함의 시야에 줄잡아 200~300여척의 100톤급 중국 어선들이 들어왔다.
그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는 곳이 두 말할 나위없이 바로 한국과 중국의 경계선이다.
3010함이 확인 가능한 반경 40~50㎞ 레이더에는 줄잡아 400~500여척의 중국 선단이 밀집해 해상에는 긴장감이 팽팽했다.
중국 어선들이 넘어오기 시작했다. 조업허가를 받은 중국어선 만도 1600척에 이른다.
조업 개시 첫날부터 선명을 가리거나 지운 어선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해경은 이들을 무허가 어선으로 간주하고 중국어로 확성기와 통신장비를 통해 퇴거명령을 내렸지만, 불응했다.
마침내 소화포를 쏘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됐고, 이쪽을 밀어내면 이번에는 다른 쪽에서 넘어왔다.
급히 방향을 선회해 다시 밀어냈지만 또 다른 쪽에서 밀고 들어오기를 수차례, 3010함은 해상특수기동대원 8명이 승선한 고속단정 2척을 투입했다.
수면을 박차고 나간 고속단정이 선고가 낮은 어선 후미부로 접근, 선내 진입을 시도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출력을 높여 단정 선수를 세운 채 어선 후미에 올라타려 했지만 어선은 그물을 펼쳐 접근을 막았다.
가까스로 그물을 끊어내고 후미부로 접근하자, 이번에는 어선에 줄지어 부착된 쇠꼬챙이들이 접근을 방해했다. 대원들이 쇠꼬챙이를 제끼고 어선 후미부에 단정을 붙여 마침내 선내 진입에 성공했다.
17~20명에 이르는 중국 측 선원들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평소 어구로 사용되던 삽과 갈고리, 그물 추 등을 던지고 휘두르며 강력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고도로 훈련된 대원들은 마침내 조타실 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검거한 중국어선 2척은 적법한 허가없이 각각 멸치 2500㎏과 7500㎏을 불법으로 포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전이 진행되는 두 시간여 동안 3010함 김국성 함장은 물을 몇 병이나 마셨는지 모른다. 순간의 판단 착오와 실수가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타는 가슴을 물로 적셔가며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저녁 6시 이후부터 무허가 어선들은 본격적으로 우리 측 해역을 넘본다. 20~30대씩 떼를 지어 선단을 구성해 한밤중에 본격적으로 조업을 시작하면서 경계선을 넘어 온다.
특히 궂은 날에는 높은 파도 때문에 고속단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낮에도 넘어오는 대범함을 보인다,
규모가 큰 3010함이 어선을 밀어내려 기동하면 선회권이 커 방향전환에 10~15분 걸리는 점을 악용해 선회시간 5분여에 불과한 어선들이 돌아가며 진로를 방해하는 등 조직적으로 방해한다.
하지만 해경은 선명이 불확실하고 선체 부위별 선명이 각기 다른 어선 등 무허가 어선은 끝까지 추적해 붙잡았다.
7박8일 매일 밤낮으로 사투를 벌인 3010함은 22일 1척, 23일 2척 등을 검거해 위반사실을 시인하고 담보금을 납부한 어선에 대해 현지 조사 후 석방 조치했으며, 그렇지 않은 어선 3척은 군산항으로 압송하며 23일 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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