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이 지적장애 여성이 그동안 자신을 성적으로 농락한 주범으로 남편의 친구, 아들 담임교사, 다니는 교회의 목사와 장로 등을 지목하고 나서 크나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물론 그녀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지목한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혐의 사실을 강력 부인하며 무고죄를 주장하고 있어 사건의 진실공방을 가릴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만일 이 모든 폭로가 사실 이라면 이것은 파렴치한 익산판 ‘도가니’ 사건으로 인면수심이 따로 없을 것이다. 자신의 딸과 여동생, 누나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그 못된 짓을 용납했겠는가.
장애인 성범죄에 관한 한 아무리 사소한 사안이라도 엄한 잣대를 들이대 반드시 중징계해야 한다는 울화통에서 이 여성이 그들로 하여금 지금까지 당해온 고통의 나날을 들여다 봤다.
지난 19일 전북성폭력상담소에서 활동하는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제보 전화를 받았다. 지적장애 3급으로 하루 하루를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40대 후반의 한 장애여성이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주변 지인들로부터 수년동안 성폭행을 당한것도 모자라 근근히 살아가야 할 생활비까지 모두 빼았기면서 그 충격과 분함에 너무 억울해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사실을 세상에 폭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덧붙여 그는 이 여성은 현재 자신과 똑같은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과 단 둘이서 근근히 살아가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성폭행 을 당한 사실 때문에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당하고 간통죄로 고소까지 당하는 충격에 휩싸여 있으니 꼭 도와주길바란다는 간절함을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다음날, 지인과 함께 그 여성을 만나 그간의 전후 속사정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정말 큰 충격에 빠졌다.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얘기 한마디 한마디는 말 그대로 가슴 속 깊게 자리잡은 그간의 응어리진 아픔의 상처였다.
기자들이 폭로기사를 쓰기 전에 가장 겁내고 조심하는 말, 즉 피의사실 공표란게 있었지만 용기와 결단을 내렸다. 법원 판결이나 검찰 경찰 수사 전에 미리 판단해야 하는 기자 입장에서 독자의 알 권리를 위해 극복해야 할 숙제가 우선 앞섰기 때문이다.
아들을 잘 돌봐주겠다는 핑계로 자신을 무참히 짓밟은 아들 담임교사, 사리분별력 부족 때문에 남편으로 하여금 번번한 대접을 못받는게 너무 안스럽다며 접근한 남편의 친한 친구,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딱한 처지를 위로해주겠다며 유인해 성폭행을 자행한 교회 목사와 장로 등에 대한 그녀의 폭로는 사람이 아닌 짐승(?)들을 반드시 처벌해 달라며 세상을 향한 울부짖음 그 자체였다.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나를 바보 취급하며 그 못된 짓을 한 남자들을 반드시 처벌해 주길 바란다’며 취재를 마친 그녀의 간곡한 당부가 지금도 귓가에 생생히 들려오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도가니’ 사건이 반복돼야 장애인 여성 성폭행이 근절된다는 말인가. 장애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해도 너무한 것 같다.
장애 여성들이야말로 사회와 이웃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진 못할 망정 오히려 성적 노리개로 삼는다는 것은 정말 용서받지 못할 범죄다.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 반드시 경계로 삼아야 한다.
아무쪼록 경찰과 검찰을 믿어본다.
지난 2년전 전국 여론을 들끓게했던 영화 ‘도가니’를 또다시 만들수는 없는 일이기에 하는 기대이자 바람이다.
장애 여성을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튼튼한 사회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겠는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