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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만나는 익산의 역사문물 ⑨ 익산이 품고 낳은 사람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 '호남제일성'쓴 서예가 서홍순

 

조선시대 익산지역에서는 여러 방면에서 많은 인물들이 배출되고 또 모여들었으며, 죽어서 묻혔다.

 

관계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성종 17년(1486)에 태어나 명종 17년(1562)에 죽은 소세양(1486~1562)을 들 수 있다. 소세양은 관직이 좌찬성까지 올랐으나, 관직을 사직한 뒤에는 익산으로 내려와 말년을 보냈다. 소세양이 익산에 터를 잡은 이유는 외손봉사를 위해 외가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소세양은 문장은 물론이고 율시와 송설체에 뛰어났으며 그의 저서로는 <양곡집> (陽谷)이 있다. 왕궁면 용화리에는 소세양 일가의 묘소가 있는데, 소세양의 아버지인 소자파(1451~1524), 소세양 본인의 신도비 등과 함께 중종 37년(1542)에 소세양이 직접 지은 어머니 왕씨의 묘비가 있다.

 

학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유계(1607~1664)를 들 수 있다. 그는 죽어서 익산에 묻힌 경우이다. 유계는 1633년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1636년 병자호란 때 척화를 주장하여 청과 강화한 후 유배되기도 하였다. 후에 복직되어 이조참판에 이르렀다.

 

그는 특히 학문으로 더 유명세를 떨쳤다. 그가 1639년 유배에서 풀려난 뒤 은거하면서 지은 <가례원류> (家禮源流)는 훗날 노론과 소론 사이 논쟁의 단초를 제공하였다. 1659년에는 효종이 승하한 후 대비의 복상문제가 일어나자 기년설을 주장한 노론 편에 서서 남인을 논박하기도 하였다. 말년에는 노론의 역사관을 반영하여 고려사를 재구성한 <여사제강> (麗史提綱)을 편찬하였다.

 

유계는 이이(李珥, 1536~1584)와 김장생(金長生, 1548~1631)의 학통을 계승하였으며, 노론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여러 편 저술한 노론의 전위적인 학자였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죽은 뒤 익산에 묻혔는데, 그의 신도비문과 묘표는 각각 현종 9년(1668)과 13년(1672)에 노론의 영수 송시열(1607~1689)이 지었다.

 

충의를 대표할만한 인물은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킨 이보(1544~1592), 소행진 등을 들 수 있다. 연안이씨인 이보는 사재를 털어 의병을 일으키고 400여명의 익산 출신 의병과 함께 이치전투에서 전사한 인물로, 익산 은천사의 주벽으로 배향되어 있다.

 

한편 조선 전기 문신이자 좌리공신에 오른 이숭원(1428~1491)을 파조로 하는 연안이씨 충간공파 문중에서는 다른 곳에 있던 이숭원의 위패, 영정, 교지, 공신회맹록 등을 선조대(1567~1608)에 익산으로 옮겨오기도 하였다. 후에 후손들은 어서각, 현동사(영당) 등을 세우고 이것들을 봉안하였다.

 

예술계를 대표하는 인물은 함열 사람 호산 서홍순(1798~?)이다. 서홍순은 전주 풍남문의 ‘호남제일성’을 쓴 서예가이자, 글씨로 일가를 이룬 이삼만(1770~1847)의 제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홍순은 초서를 잘 썼으며, 가늘게 쓴 것은 바탕의 무늬와 같아 글자가 없는 듯 했다고 한다. 이삼만이 서법의 전수를 위해 <화동서법> 을 간행하였듯이 서홍순 역시 함열에서 목판으로 찍은 <호산필첩> 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종교계에서는 일제강점기 익산에 터를 잡은 뒤 우리나라 4대 종교로 발돋움한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1891~1943)을 대표적 인물로 꼽을 수 있다.

 

원불교는 박중빈이 1916년 고향에서 얻은 깨달음에 연원을 둔다. 그러나 현재의 위상을 갖추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924년 익산에 불법연구회를 조직한 후 부터라고 할 수 있다. 박중빈과 제자들은 6만여 평의 황무지를 개간하는 한편 낮에는 엿장수, 밤에는 교리 공부를 통해 원불교의 터전을 닦았다.

 

진정환(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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