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로 된 네트위로 공을 주고 받는 테니스, 배드민턴과는 달리 스쿼시는 두 선수가 한 공간에서 경기를 한다. 빠르게 뛰면서 라켓으로 스윙을 하는 운동이므로 선수들끼리 부딪치거나 라켓에 맞으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의외로 초보자가 아닌 이상 큰 부상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몸을 부딪치는 격렬한 운동일 것 같은 스쿼시 경기에 의외로 부상이나 위험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스쿼시에는 스트록(Stroke)과 렛(Let)이라는 독특한 심판규정이 있다. 스트록은 일종의 벌점으로 점수를 상대방에게 주는 것이고, 렛은 직전의 랠리를 무효로 판정하는 것이다. 공격을 하는 선수는 상대선수에 대한 방해 행위로부터 영향 받지 않을 네 가지 권리를 가진다. 상대선수의 방해 없이 공쪽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최단거리확보), 앞 벽에 맞고 나오는 볼을 볼 수 있어야 하며(시야확보), 또한 자유롭게 스윙을 할 수 있어야 한다.(스윙공간확보)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을 정면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하자면, 내가 공격해야 하는 차례가 되었을 때 공을 쫓아가서 라켓으로 스윙하는 동안 상대선수는 공까지 가는 길을 막지 않고, 스윙할 때 닿거나 부딪치지 않아야 하며, 공이 앞을 향해 날아가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충분히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네 가지를 방해받았다는 생각이 들면 선수는 스윙을 멈추고 심판에게 ‘렛플리즈 Let Please‘라고 무효를 요청하는데, 심판은 상대선수가 고의로 방해한 행동이 보이거나, 실수라 할지라도 명백한 방해가 있었던 경우에 스트록을 주고, 피하려고 노력한 경우에는 렛을 선언한다. 이런 규칙덕분에 두 선수가 한 공간에서 끊임없이 상대선수의 위치와 스윙을 파악하며 움직여야하고 이 규칙에 익숙해지면 부상의 걱정없이 건강하게 스쿼시를 즐길 수 있다.
스포츠경기는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쿼시 경기에서는 코트 안에서 움직이는 두 선수가 문을 열고 나올 때까지 상대를 배려하면서 이기는 것을 고민해야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상대 선수에게 점수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기는 것에만 몰두하다보면 라켓이나 공에 맞아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스쿼시는 다른 어떤 경기보다 상대선수에 대한 배려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내가 자유롭게 공을 쫓고 스윙하고 싶은 만큼 상대도 그러할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그때부터 진정 스쿼시의 즐거움은 시작된다.
전북도스쿼시연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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