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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라켓 이용한 체스 경기] 근력 뛰어넘는 전략·판단력 필요

스쿼시 Squash 란 말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찌그러뜨리다, 구석으로 밀어 넣다’ 라고 나온다. 아마 탄력이 강한 고무공이 라켓에 맞을 때 공이 찌그러지면서 앞 벽을 향해 회전하는 모습에서 따온 말일 것이다. 그리고 스쿼시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언제나 공을 사각코트 네 면의 구석으로 잘 보내야 한다. 누가 얼마만큼 구석으로 공을 밀어 넣을 수 있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다. 그러므로 스쿼시에서는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공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선수의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실력을 쌓기 위해서 여느 운동처럼 체력이 필수이긴 하지만, 근력이나 지구력을 뛰어넘는 전략과 판단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스쿼시를 라켓을 이용한 체스경기(Physical chess)라고도 부른다.

 

그물로 된 네트위로 오고 가는 공을 치는 라켓 운동과는 다르게 스쿼시는 앞, 뒤, 양면의 네 벽을 모두 사용한다. 상대 선수가 친 공을 쫓아가서 스윙할 때, 공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스윙해서 빠르게 앞면으로 보낼 수도 있고(발리), 바운드 된 공을 칠 수도 있다(드라이브). 하지만 상대 선수가 서 있는 위치를 파악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지점으로 공을 보낼 수도 있는데, 이때 코트의 왼쪽, 오른쪽 양면과 코트 출입구가 있는 유리로 된 뒷면을 사용할 수 있다. 옆면으로 공을 쳐서 앞쪽으로 보내는 스윙기술인 보스트와 뒷면을 맞고 튀어나온 공을 치는 백월드라이브는 코트 네 면을 다 사용하는 스쿼시 경기에서만 볼 수 있다.

 

상대 선수의 진로와 스윙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상대가 치기 어려운 구석진 곳으로 공을 보내야 하는데, 라켓으로 스윙하는 순간 선수는 바로 칠 것인지 옆벽이나 뒷벽을 이용할 것인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하고, 공을 친 이후에도 공이 네 벽을 어떻게 맞고 움직이는지 공보다 먼저 머릿속에 그리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 그러므로 몸을 움직이는 만큼 두뇌도 굉장히 빠르게 회전해야 하는 운동이여서 라켓을 이용한 체스게임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다.

 

이처럼 스쿼시는 테니스에 바둑이나 체스의 기능성을 혼합한 지능형 체력관리 레포츠라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 단순히 공을 치고 받는 것이 아니라 스윙하는 순간에도 옆벽을 이용할 것인지, 잠시 수비로 전환하면서 체력을 벌고자 공을 높이 띄울 것인지(로브),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킬샷)을 감행할 것인지 수 십 가지의 변수를 고민해야 한다. 바둑에서 여러 가지 수를 고민하며 마지막 한 수를 놓듯이 스쿼시에서도 순간의 방심과 판단 착오가 곧바로 승부를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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