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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독일 거장전 '계륵' 신세

내달 개막 大田 '인상주의 명화전' 비해 작품 미흡 / 기획력 한계 노출 속 예산문제 겹쳐 중단 못할 듯

전북도립미술관의 ‘독일 인상주의 거장전’이 계륵(鷄肋)이 되고 있다. 출발부터 한계를 보인데다 중단하기에는 무리인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관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인근 대전시립미술관이 인상주의 대표 화가가 포함된 전시를 열어 도립미술관의 기획력이 더욱 도마에 오르고 있다.

 

도립미술관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도비 8억 원, 도교육청 1억 원 등 모두 9억 원의 예산으로 오는 10월23일부터 내년 2월22일까지 ‘인상주의 가든(Impr essionist Gardens)’을 주제로 거장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독일 인상주의 화가인 막스 리버만의 작품을 포함해 80여점을 확정했다. 대중의 관심과 예산 집행의 명분을 쌓기 위해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 10~15점을 추가로 조율하고 있다는 게 도립미술관의 설명이다.

 

이 전시는 애초 독일 바이에른주와의 결연을 계기로 이곳 주립미술관의 소장품을 대여한다는 ‘원대한 희망’에서 출발했다. 고흐의 ‘해바라기’와 세잔의 ‘장롱이 있는 정물’, 모네의 ‘수련’ 등 인상주의를 비롯한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유명 작품을 전시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

 

결국 해당 미술관에서 1점도 빌리지 못하고 베를린과 인근 미술관 등에서 대여를 협의하고 있다.

 

반면 대전시립미술관이 다음달 2일부터 오는 10월9일까지 진행하는 ‘피카소와 천재화가들’전은 피카소와 고야, 앵그르, 들라크루아, 마네, 드가, 세잔, 모네, 고흐, 칸딘스키, 모딜리아니 등 68명의 그림 85점이 선보인다. 이 전시는 17억 원의 예산으로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필립스 컬렉션의 소장품을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립미술관의 전시 목록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대전시립은 방송사에서 주도한데다 예산 차이가 커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시장이 큰 곳은 돈을 적게 들이고도 전시가 가능하지만 전북에는 그런 제안이 들어오지 않아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일 거장전은 기획단계부터 ‘졸속 추진’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게 미술계 안팎의 지적이다. 미술사조에서 비중이 낮은 ‘독일 인상주의’에 초점을 맞춘데다 현지 사정과 예산·기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했기 때문이다.

 

도립미술관 측도 이런 점을 일부 인정했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초기부터 바꿨다면 다른 방법이 있었겠지만 현재는 어쩔 수 없다”며 “고흐의 ‘해바라기’의 경우 현지에서 보험료만 10억 원을 제시했었다”고 귀띔했다.

 

전시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수장의 공석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북도는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거장전을 주도하던 전 관장의 임기가 지난 17일로 끝났는데도 도가 공모 절차를 밟지 않아 차기 관장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거장전이 이뤄질 상황이다.

 

만약 거장전을 중단할 경우 책정된 예산은 도의회의 승인을 받아 반납해야 하고 그동안 실행된 사항을 뒷수습하는데 출혈이 크기 때문이다. 도립미술관이 차후 대규모 전시를 위한 예산을 받는데 어려움이 불보듯 뻔한데다 취소된 기간 새로운 전시를 만들어 내야 하는 부담 등으로 차기 관장이 쉽게 포기할 수 없을 전망이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8월까지 최종 전시 목록을 확정키로 한 만큼 시간이 더 있고 재작년과 비추어 봤을 때 불가능하거나 계획을 재고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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