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집사광익(集思廣益)의 한 해가 되길

▲ 안봉호 군산본부장
‘무릇 관직에 참여한 사람은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아 충성과 이익을 넓히도록 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미움을 받지나 않을까 걱정하여 의견을 말하기를 멀리하고, 서로 의견이 엇갈리게 될까 걱정하여 말하기를 어려워한다면 큰 손실을 입게 만드는 것이다. 의견이 엇갈린 후에야 얻는 것이 있으니, 병폐를 버리고 주옥을 얻는 것과 같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

 

지략가인 중국 삼국시대 제갈량(諸葛亮, 181~234년)이 촉(蜀)나라에서 천자를 보필하는 최고 관직인 승상이 된 후 나랏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하지 않기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널리 구하며 협조를 당부한 글이다.

 

여기에서 집사광익(集思廣益)이란 말이 유래됐다. 이 말은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면 더 큰 효과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새해를 맞아 자치단체장와 은행장·기업경영주 등 각 조직 수장들의 신년사에서 눈에 띄게 고개를 내민 사자성어가 바로 집사광익이다.

 

이는 우리 조직과 사회에 소통이 아닌 불통이 널리 퍼져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집사광익은 조직의 수장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자세다.

 

그러나 많은 수장들은 권위와 아집(我執)을 내세워 독단으로 흐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집이란 자기 중심적인 생각이나 좁은 소견을 말하고 독단(獨斷)이란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치 않고 주관적인 인식만으로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각 조직에서 권위를 가진 수장들의 리더십에 가장 치명적인 건 아집이다.

 

권위주의 성향이 강하더라도 아집이 약하면 자신의 권위가 존중되는 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 들이는 데 유연하다.

 

반면 권위주의 성향이 약하더라도 아집이 매우 강한 리더는 아랫 사람들에게 관대하지만 자신의 아집에 대한 도전을 용납치 않는다. 한 개인으로서 문화·예술 등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의 아집은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 그러나 아집이 강한 수장은 같은 대의명분을 가지고 일을 하더라도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을 증오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특히 이런 수장의 행태는 아집을 의롭고 고독한 결단으로 미화하기까지 한다.

 

아집은 불통이다. 소통과 불통은 우리 몸의 건강과도 관계가 깊다. 통즉불통(通卽不痛)이다. 즉 온 몸의 기운이 잘 통하면 아프지 않다.

 

반면 통즉불통(痛卽不通)은 아프다는 것은 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도 구성원과의 소통이 원활할 때 건강해지나 소통이 안되고 막히면 곳곳에서 아픔의 통증이 드러난다. 제갈량이 말한 것처럼 집사광익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문동신 군산시장도 지난 2일 ‘군산 시민들에게 드리는 신년사’를 통해 집사광익을 강조했다.

 

문 시장은 정책의 입안부터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책인 ‘군산정담’을 운영, 시민의 참여와 소통으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행동은 가장 아름다운 언어다. 화려한 수사(修辭)만 있고 행동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군산은 미완(未完)의 도시로 갈 길이 멀다.

 

문 시장의 약속대로 집사광익이 실현돼 군산이 살맛나는 그리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도시가 되길 기원해 본다.

안봉호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전북현대[CHAMP10N DAY] ④미리보는 전북현대 클럽 뮤지엄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