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정 시인 시집 〈모서리와의 결별〉·동시집 〈두둥실〉
일상과 삶의 흔적을 서정성 짙은 순우리말로 채운 시집이 나왔다.
시인 정서정 씨(본명 정옥상)가 시집 <모서리와의 결별> (문학의 전당)과 동시집 <두둥실> (아동문예)를 펴냈다. 지난 2007년 첫 시집 <시(詩)를 건지러 간다> 이후 7년이 지나 새로운 시어를 펼쳐 보였다. 시(詩)를> 두둥실> 모서리와의>
이번에는 과거의 모습을 상상으로만 미루어 알 수 있는 풍경과 사물, 삶의 잔해에 주목했다. 더불어 정감을 담은 순우리말 시어를 쏟아내며 다양한 단상에 담았다. 세월이 지날수록 존재를 무겁게 하는 것들, 삶에 대한 부질없는 집착으로부터 가벼워지고 싶어 하는 시인의 마음을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시 ‘습작’에서는 생활의 단편을 포착해 감각적으로 나타냈다.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귤 한 개/무심코 까먹다/새콤한 시알갱이 하나/톡 씹히는 느낌/그만 잇새에 끼었다/빼내려고 애면글면 혀 놀리다/내 살만 깨물었다/샛노란 비명 시설스런 호들갑에/어리빙빙 얼얼한 혀/버벅거리다 겨우 뱉어낸/시큼털털한 변명 한 톨’.
시집 후반부에서는 아프리카의 고대 이집트와 남미의 잉카, 마야문명과 같이 폐허가 된 유적지를 더듬었다.
‘잉카의 후예’를 ‘가팔막에 위태롭게 걸린/굶주린 짐승 갈비뼈 같은 계단식 옥수수밭들/곡예 하듯 거기 매달려 사는/깡마른 몸뚱이들’로 애처롭게 바라봤다. 이어 ‘이미 반쯤 무너져 내렸거나/혹은 짓다가 만 벽돌집들/모래바람 숭숭 드나드는/시큰한 뼈마디 깔고 앉아/그냥저냥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과거 영광과 대비되는 현재의 황량함을 더했다.
고영 시인은 추천사에서 “정서정의 시는 손아귀를 꽉 움켜쥐고 읽어야 한다”며 “늘 바닥을 향하고 있는 따뜻한 시선 때문이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저자가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펴낸 동시집 <두둥실> (그림 이규경)은 상상의 눈으로 바라본 경이로운 세상을 그렸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 박덕규 시인은 이 동시집을 두고 “ ‘애벌레 한 마리가 가랑잎 위 툭 떨어진 바람의 말 한 마디 조근조근 씹고’ 있듯이 그렇게 읽기를 권한다”고 소개했다. 두둥실>
시인 정서정 씨는 서울 출신으로 이화여대 불어교육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8대학에서 불어불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원광대 유럽문화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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