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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매혹 매창, 꽃에 눕다'

라이브 연주·음향 전달력 '대단' / 여류시인 면모 부각…다양한 분야 국악·의상 인상적

▲ 소리전당에서 열린 무용서사극 ‘매혹(魅惑) 매창, 꽃에 눕다’.

“상당히 애 쓴 흔적이 보이는 공연입니다. 전반적으로 훌륭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지난 1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단장 김수현)의 제24회 정기공연 무용서사극 ‘매혹(魅惑) 매창, 꽃에 눕다’에 대한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 감독의 평이다. 진 감독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춘 공연 기획연출가다.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은 지난해 선보인 뮤지컬 원작 ‘행복동 고물상’에 대해 지역 문화예술계의 평이 엇갈린 것을 의식한 듯, 부안 출신 예술인 이매창을 소재로 창작 공연을 마련했다. 시서가무(詩書歌舞)에 뛰어나 수작을 다수 남겼음에도, 황진이·허난설헌에 비해 비교적 조명 받지 못한 지역의 옛 인물을 부각시켰다는 점과 기생으로서가 아닌 여류 시인 매창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다는 점은 지역 예술단체로서의 역할·본분에 충실하려했다는 흔적으로 높게 살 만하다.

 

또 도립국악원 무용단 외에 관현악단과 창극단, 전주시립교향악단원 일부, 외부 출연진 등 80여명이 한 데 어우러져 16일과 17일 두 차례 라이브 공연을 했다는 점 역시 대담한 시도다. 무용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음악에 따라 동작을 진행하므로, 박자가 어긋나거나 음 이탈 여지가 있는 라이브 연주를 배경삼아 공연을 그것도 대규모로 치른다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갖기 때문이다.

 

공연을 관람한 이모 씨(40)는 “소고와 창극, 관현악 등 다양한 분야의 국악 연주와 각양각색의 의상을 한국무용과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며 “관현악단의 연주와 무용가의 동작이 어긋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어 열심히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호평했다.

 

특히 이날 공연은 음향 전달력 면에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관현악단의 연주는 대규모 공연장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전체를 울렸으며, 간간히 나오는 대사와 판소리 역시 또렷하게 귀에 꽂혔다. 또 세련된 의상과 전통무용의 조합은 시각적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평이 많았다. 신선세계를 묘사한 장면은 신선했고, 유희경과 매창의 첫날 밤 두 인물 사이의 기다란 천이 하나씩 사라지는 장면도 마음의 장벽이 차츰 걷히는 것을 묘사한 것 같아 공감을 이끌어냈다. 도내 한 예술단체장은 “향후 공연 기획에 적용할 부분을 많이 발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극 초반부 시조가 스크린에 나타날 때 윗부분 제목이 끊겨 보여 내용을 알기 힘들게 했다. 판소리 및 창극단의 ‘풍신수길이 삼천리금수강산을…’ 떼창 부분에서 스크린에 가사를 띄워주지 않은 것도 아쉬웠다. 무용 공연 특성상 직접적인 언어전달이 이뤄지는 순간이 적은데, 그마저도 내용을 확실하게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간접적인 표현만 1시간 30분 넘게 이어지는 공연에서 관객들은 지루하기 쉽다.

이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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